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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분희 어르신의 상수연 잔치가 지난 18일 대구 시지노인전문병원 비접촉 면회장에서 열리고 있다. |
코로나로 인해 면회는 어렵고, 외출도 안되는 가운데 큰아들, 큰딸, 손자는 코로나 신속 항원 검사 후 비닐 가운과 장갑을 착용하고 병원 원내에서, 나머지 자손들은 유리문을 사이에 두고 원외에서 치루어진 잔치였다.
조 할머니가 한복을 입으시고 휠체어로 입장하였다. 직계자손들과 담당 주치의, 간호사, 간병사, 사회복지사, 병원 관계자등 30여명이 유리문을 사이에 두고 일제히 박수 치면서 조 할머니의 100세를 축하하였다.
이어 생일 축가, 100세 생일 촛불 끄기, 손자의 감사장 낭독, 케이크 자르기, 자손들의 축하 인사말을 올리기 순으로 이루어졌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시던 조 할머니도 자손들의 축하를 받고는 밝게 웃으셨다. 슬하에 아들 둘과 딸 셋 오 남매와 손자 다섯, 손녀 일곱을 두었다. 경북 봉화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오 남매 모두를 영주에 있는 고등학교에 유학을 보내었다. 바쁜 아들, 딸들을 대신해 손자들을 직접 양육하기도 했다고 한다.
조 할머니의 큰딸 박후자(66·달성군)씨는 코로나 상황에서도 사회복지사가 개인적으로 준비한 한복과 100세 상차림을 위해 수고한 병원에 감동했다며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상수연 잔치가 끝난 후에도 조 할머니의 자손들은 발길을 쉽게 돌리지 못했다. 안타까운 여운을 남긴 뒷모습을 보며 생신만이라도 자손들과 함께하는 날들을 기다려 본다.
글·사진= 황국향 시민기자 jaeyenvv@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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