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洪 인수위 본격 업무보고 시작
대구시청 전경. 영남일보DB |
대구시 산하 주요 공공기관들이 대구시장직 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를 상대로 본격 업무보고에 들어간 가운데,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이 주창해 온 '공공기관 개혁'도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기능이 유사하거나 선거 공신을 위해 만들어진 기관이 타깃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13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이날부터 시(市) 산하 공공기관의 인수위 업무보고가 시작됐다. 현재 시 산하에는 4개 공사·공단과 14개 출자·출연기관이 있다. 이날 하루에만 △대구평생학습진흥원 △대구여성가족재단 △대구청소년지원재단 △대구환경공단 △대구시설공단 등 여러 공공기관이 인수위에 업무 보고를 했다. 14일에는 △대구관광재단 △대구오페라하우스 △대구문화재단 △대구도시철도공사 등의 업무보고 일정이 잡혀 있다. 15일에는 △대구의료원 △대구사회서비스원이 인수위에 업무 보고를 할 예정이다. 앞서 △엑스코 △대구도시공사가 업무보고를 마치면서 16개 기관이 사흘에 걸쳐 집중 보고를 하게 된 셈이다.
이번 업무보고를 바탕으로 일부 기관은 통·폐합 리스트에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홍 당선인은 대구시장 후보 시절부터 여러 차례 '공공기관 통폐합'을 주장해 왔다. 그는 지난달 출정식에서 "강력하게 시정을 한번 바꿔보겠다"면서 "제가 대구시를 담당하게 되면 제일 먼저 시정을 혁신하고 시 산하 공공기관은 통·폐합하겠다. 그렇게 해서 시민들의 세금이 한 푼도 낭비됨이 없는 대구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홍 당선인은 당선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공공기관 문제는 누차 언급한 대로 불필요하게 세분화돼 있고, 선거 공신들 자리 만들어 주려고 인위적으로 만든 그런 조직으로 보이는 것은 통·폐합하도록 하겠다"고 공공기관 통폐합을 재차 강조한 바 있다.
통·폐합 기준이나 대상 기관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다. 하지만 통·폐합 기준은 홍 당선인의 발언을 통해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기능이 유사한 기관과 과거 선거 공신 자리 만들기용 기관이 우선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벌써부터 일부 기관의 통·폐합이 불가피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다만 통·폐합 과정에서 빚어질 수 있는 갈등이 하나의 변수다. 대구시 한 관계자는 "업무보고가 마무리되면 대략적으로 공공기관 개혁 방향이나 윤곽이 잡히지 않을까 싶다"며 "인수위에서 '시민을 위한 시정의 대수술'을 강조하고 있어 다소 갈등이 빚어지더라도 공공기관 통폐합을 검토·추진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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