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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드라이브

2022-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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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연<영남대 기악과 교수>

대구에 임용되면서 나는 서울에서 이사를 와야 했고, 경북도를 비롯하여 경남도 곳곳에 연주나 심사하러 가는 일도 많아졌다. 먼 곳을 갈 때는 기차를 이용하기도 했지만, 코로나 19가 전국을 덮친 이후로 거의 모든 지역을 운전하며 다니게 되었다. 이제는 그날의 기분과 시간 여유에 따라 내가 좋아하는 국도를 선택하며 이용하기도 할 만큼 어느 정도 익숙한 도로도 생겼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도로는 부산을 비롯하여 경남도로 내려갈 때 자주 이용하는 25번 국도다. 무엇보다 차량이 적어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고, 경산 남천면에서 청도를 지나는 길은 꾸며지지 않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우리나라 4계절의 뚜렷한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그런 자연을 감상하면서 마음에 위안을 얻는 것도 좋지만, 거기에 괜찮은 음악이 더해지면 앞으로 해야 할 일들에 대한 영감도 얻을 수 있다.

남천면 입구에 들어설 때면 독일 유학 시절 지칠 때마다 마음을 다잡으려고 듣곤 했던 스티브 바라캇의 'rainbow bridge'를 틀며 드라이브를 시작한다. 단순하지만 아름다운 화성과 멜로디의 음악들이 얽히고설킨 생각들을 클래식이 해내지 못하는 방식으로 풀어줄 때가 있기 때문이다. 즐거운 일정이 기다리고 있을 때는 설레는 기분을 조금 더 누리기 위해 목소리만 들어도 힐링되는 미국의 팝가수 브루노 마스의 '24K Magic' 앨범을 크게 틀어놓고 핸들을 잡기도 한다.

그렇게 일정을 마치고 집에 돌아올 때는 꽤 어두운 길을 운전해서 와야 한다. 국도여서 그렇기도 하지만, 주위를 산이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깜깜한 어둠 속을 달리는 기분이 스산할 때도 있다. 그럴 때는 따뜻한 목소리를 가진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루더 밴드로스의 앨범을 틀어놓는다.

한 사람의 목소리이지만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는 것 같은 뛰어난 기교와 그만이 표현해낼 수 있는 깊고 소울풀한 감성이 눈앞의 어둠을 환히 밝히는 것 같다. 가사가 이야기하는 상황을 내가 연주하는 여러 곡에 대입시켜 보기도 하고,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피아노를 연주한다면 어떤 음악이 될지 상상해 보기도 한다.

5월부터 '문화산책'에 이런저런 음악에 대한 글을 써가며 다시 한번 깨달은 점이 있다. 음악은 우리 삶의 매 순간 어디에나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자신이 작곡가이기도 했던 철학자 니체의 유명한 아포리즘이 다시금 생각난다. "간단히 말해서, 음악이 없는 삶은 잘못된 삶이며 피곤한 삶이며 유배당한 삶이다."
이미연<영남대 기악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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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연 영남대 기악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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