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20713010001604

영남일보TV

  • 유영하 국회의원 대구시장 출마선언 “대구의 내일을 여는 길, 함께 해주시길...”
  • 경주시 문무대왕면 산불, 재발화 진화… 잔불 정리 지속

[문화산책] 굿즈와 쓰레기 사이

2022-07-14

clip20220703120825
근하 (작가)

최근 나는 전시와 페어에 참여하기 위해 제작했던 각종 엽서와 포스터들을 정리했다. 먼지를 털어내며 꺼낸 굿즈들은 하나하나 비닐봉지에 싸여 있었고 순간 일회용 비닐봉지가 썩는 데 500년 걸린다는 사실이 머릿속을 스쳐 가며 한숨이 절로 나왔다. 지구를 망치는 일에 일조하고 말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굿즈'는 만화나 영화, 드라마 등의 콘텐츠에 등장하는 캐릭터나 인물들을 본떠서 제작하는 상품을 뜻한다. 스티커부터 텀블러, 인형과 티셔츠까지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지며 제작 사이트를 통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

언제부턴가 일상에서 굿즈 상품을 발견할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빵 속에 든 스티커를 사 모으기 위해 먹지도 않은 빵이 잔뜩 버려진다는 기사를 읽었을 때. '한정 판매템'을 구매했지만 쓸 일이 없어 예쁜 쓰레기로 느껴진다는 후기 글을 읽었을 때.

나 또한 굿즈를 사 모으는 일을 즐겼다. 요즘도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 상품을 눈여겨보거나 누군가에게 선물하려고 키링이나 스티커를 사곤 한다. 그러나 이제 나의 소비 하나하나가 예전처럼 가볍게 느껴지지 않게 되었다.

그렇기에 채식 만화 '두연씨, 잘 먹고 잘 살아요'의 단행본 펀딩에 참여했을 때, 굿즈 생산을 하지 않고 책으로만 프로젝트를 구성한 부분이 인상 깊었다. 펀딩에 굿즈를 포함하지 않으면 예산 금액에 도달하기 어렵다고 여겼었기에,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줄이기 위한' 제작자의 행동이 용기 있다고 느껴졌다. 펀딩이 끝나고 친환경 용지에 인쇄된 단행본이 종이 완충재에 포장되어 내 손에 들어왔을 때,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렇듯 몇 년 사이에 개인 창작자와 각종 예술 문화 종사자들 사이에서 일회용 쓰레기 생산을 줄이기 위한 여러 시도가 늘고 있는 듯하다.

사실 앞서 말한 굿즈 관련 사례들은 기업과 공장에서 분출하는 산업 쓰레기와 각종 폐기물에 비하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적은 양이다. 그렇지만 그 사실이 쓰레기를 생산해도 된다는 정당성을 주진 않는다는 걸 우리는 알아야 한다. 쓰레기를 완전히 남기지 않는 예술과 문화 프로젝트가 아직은 어려워 보이지만 지구를 위하는 마음을 우리가 조금씩 나눈다면 언젠가 좋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일단은 나부터 행동해야겠다.

근하 (작가)

기자 이미지

근하 작가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