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톨릭대 관현악과 재학 중인 박병준씨 화제
|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안고 있는 박병준씨가 마림바를 연주하고 있다. 어머니 권혜옥씨 제공 |
|
박병준씨가 '신타카타카 타악앙상블' 멤버들과 공연하고 있다. 어머니 권혜옥씨 제공 |
|
'신타카타카 타악앙상블' 멤버들과 공연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어머니 권혜옥씨 제공 |
|
타악기연주자 박병준씨와 어머니 권혜옥씨. 천윤자시민기자 |
|
공연 후 축하해 주러온 가족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는 박병준씨. 어머니 권혜옥씨 제공 |
|
박병준씨의 재능을 처음 알아봐준 첫 번째 타악선생님인 이희정씨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어머니 권혜옥씨 제공 |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드라마 속 우영우 변호사처럼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갖고 있으면서도 남 다른 재능으로 봉사하는 삶을 살고 있는 자폐 청년이 있다. 대구가톨릭대 관현악과에 재학 중인 박병준(22)씨. 그는 전문 타악연주자로 구성된 '신타카타카 타악앙상블'의 멤버이기도 하다. 드라마 밖의 수많은 '우영우'가 사회적 의사소통에 힘들어하고 있지만 다행히 박씨는 음악을 통해 소통하고 있다.
그는 드럼뿐 아니라 마림바·팀파니·실로폰 등 웬만한 타악기는 모두 다룰 수 있다. 동료 음악인과 함께 '신나는 예술여행 전국투어'를 할 만큼 실력도 인정받고 있다. 부산음악협회 학생콩쿠르, 경북음악협회 학생콩쿠르 등 비장애 학생과 함께 겨루는 대회에서도 우수한 성적으로 여러번 입상했다. 그는 보다 전문적인 음악공부를 위해 올해 대학에 입학했다.
박씨가 장애 진단을 받은 때는 두 돌도 되기 전이다. 어머니 권혜옥(50·대구 수성구 노변동)씨는 "아들이 두 돌이 채 되기 전 또래 아이와 조금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병원을 찾았다"며 "의사가 상담 후 경증 자폐 진단을 내려 충격을 받았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권씨는 이후 아들을 데리고 치료기관을 찾아다니며 언어치료, 심리치료, 미술치료, 음악치료 등 각종 특수치료를 시작했다.
그러던 중 중학생이던 박씨의 음악적 재능을 알아보는 이가 나타났다. 대구오폐라하우스 오케스트라 이희정 단원은 한 교회 드럼아카데미에서 악보도 볼 줄 모르는 박씨가 한 번 들은 음정을 그대로 기억하고 표현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이씨는 바로 어머니 권씨에게 드럼을 제대로 가르쳐 볼 것을 권유했다. 이에 드럼을 배우기 시작한 박씨는 놀라운 속도로 습득하기 시작했고, 중학교 졸업할 무렵에는 혼자 학교를 오가고 대중교통도 이용할 수 있을 만큼 상태도 좋아졌다.
대학에서 첫 방학을 맞은 박씨는 요즘 '신타카타카 타악앙상블' 멤버로 전국의 장애인복지관 등을 투어하며 연주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달 여수·부안·목포지역 장애인복지관에서 연주한 데 이어 8월 산청·증평·충주, 9월 전주·구례, 11월 영천 등 전국을 도는 연주 일정이 잡혀 있다.
아들이 음악을 하면서 어머니 권씨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성악교실에 참여하게 됐다. 동호회 활동도 하고 있는 권씨는 "요즘 자폐인을 다룬 드라마에서 우영우라는 주인공이 주목 받는 것을 보았다"며 "자폐인을 바라보는 사회 인식이 따뜻하게 바뀌고 있는 것 같아 흐뭇하다"고 했다. 이어 "실제 우리 주변에는 아들과 같은 자폐인이 많이 있다. 그러나 일반인과 어울릴 기회가 적어 안타깝다"며 "그런 면에서 아들은 좋은 선생님과 동료들을 만나 행운이다. 앞으로 아들이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며 제몫의 삶을 잘살아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천윤자 시민기자 kscyj83@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