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주민들 강하게 반발...동구청도 대구시에 예산지원 요청
인근 주민들의 항공기 소음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야간에 이착륙을 제한하는 대구국제공항의 '커퓨타임'(Curfew Time)이 2026년까지 현행 5시간을 유지하게 됐다.
공군 제11전투비행단은 대구공항의 현행 커퓨타임 시간대(0시~오전 5시)를 2026년 8월31일까지 유지한다고 1일 밝혔다.
군 공항 활주로를 이용하는 대구공항의 커퓨타임은 11전투비행단 단장이 4년마다 대구 동구청과 대구공항 관련 기관 및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결정하고 있다.
통상 민간공항 커퓨타임은 국토교통부가 결정하지만, 군 공항인 대구공항은 공군이 결정권을 갖고 있다.
8시간(밤 10시~다음날 오전 6시)이던 대구국제공항의 커퓨타임은 2014년 7월부터 5시간으로 단축된 이후 12년 동안 유지되고 있다.
이번 합의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연장을 하면 항공 노선이 줄어들기 때문에 시민들의 공항 이용에 큰 차질이 빚어진다"라며 "관광업계, 항공사, 동구청 등과 논의한 결과 가장 최적의 안은 현행 유지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합의 과정에서 현행 유지에 따른 동구청에 대한 대구시의 예산 지원 등은 아직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와 동구청 등에 따르면, 커퓨타임을 두고 동구청은 최대한 연장하는 방안을 주장했지만, 현행 기산이 유지될 경우 예산 차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대구시는 지난 2004년부터 소음 피해에 대한 보상 차원으로 보조금·교부금 등 지원금을 동구청에 전달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11월부터 군소음보상법이 시행되면서 대구시가 '이중 보상'이라고 주장하면서, 지원금에 관련된 부분은 아직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커퓨타임이 현행 유지로 결정되면서, 공항 인근 주민들의 반발도 적지 않다.
7월 21일 주민 2만여명으로 구성된 '비행공해대책위원회'는 공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커퓨타임을 오후 9시에서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양승대 비행공해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커퓨타임을 6시간 이상으로 늘리지 않으면 주민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받을 수 밖에 없다"라며 "현행 유지되는 방향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동구청 관계자는 "최대한 주민들의 입장에서 커퓨타임을 연장하는 것을 최우선적으로 요구해왔다. 동구 주민들의 생활에 분명한 불편이 야기되기 때문"이라면서 "현행 유지에 대한 보상으로 지원은 계속 있어야 한다고 건의했다"고 밝혔다.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이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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