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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와 악마…편견의 울타리 너머 진실을 볼 수 있는 사람이 되길"

2022-10-21

[제29회 영남일보 책읽기상] 중·고등부 최우수상(대구시교육감상) 남강현(대구 성광중 1년)

'편견의 울타리를 넘지 못하는 양들'

천사와 악마…편견의 울타리 너머 진실을 볼 수 있는 사람이 되길

우리 또래의 아이들은 한 번쯤 반에서 왕따를 당하는 아이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죽이고 싶은 아이'는 반에서 따를 당하는 서은이와 절친인 주연이와의 우정, 편견, 갈등과 진실에 관한 이야기여서 쉽게 빠져들 수 있었다.

서은이와 주연이는 둘도 없는 친구다. 매일매일 꼭 붙어 다니고 서로서로 지켜주고 보호해 준다. 하지만 어느 날, 서은이가 학교에서 벽돌에 맞아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모든 것이 드러난다. 벽돌에서 검출된 지문은 바로 주연이의 것이었다. 주연이는 경찰들과 프로파일러에게 수사를 받게 된다. 경찰들은 주연이의 말을 믿지 않았다.

주연이는 어디 한 곳 모자람 없이 사는 것 같았지만 딱 한 가지, 마음만은 늘 공허하였다. 그런데 공허한 마음이 주연이의 모든 것을 집어삼켜 버렸다. 결국, 아무것도 없는 아이가 된 것 같은 주연이는 외로움에 빠졌다. 부모님은 주연이에게는 관심이 없었고, 늘 부를 쌓기 위해 일과 자랑거리만 찾았다. 나는 이런 점에서 주연이가 너무 안타까워 보였다.

참된 가족이란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며 사랑으로 보살펴 주는 관계라고 생각한다. 꼭 부가 인생의 행복일까?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로또 1등 당첨 후기 등을 보면 '다시는 하지 말아야지' '그냥 원래대로 행복하게 가족과 살고 싶다' 등 부정적인 것들이 많다. 실제로 로또 당첨금 분배로 아내와 이혼하고 가족이 흩어진 예는 얼마든지 있다. 진정한 행복은 가족과 친구들이 사랑으로 연결될 때 가능하다고 본다.

주연이는 부족한 가족의 사랑을 서은이한테서 채우려고 했다. 그래서 서은이가 자신의 전부가 된 것 같았다. 둘의 관계는 큰 문제가 있었다. 주연이는 부와 인맥으로 서은이를 노예로 만들었고, 서은이의 마음을 이해하기보다 늘 자기 마음대로 휘둘러야 분이 풀렸다. 서은이는 주연이에게 복종해야만 하는 관계가 되었다. 주연이가 정해 주는 사람만 친구가 될 수 있었고, 저녁도 같이 먹고, 늘 같이 다녀야만 했다. 주연이를 위해서 추운 날씨에 1~2시간 기다리는 것은 보통이고, 주연이가 자신을 뒷담화하는 이상한 소문을 퍼뜨려도 참아야 했다. 둘은 이미 삐뚤어진 관계가 되고 말았다.

이런 주연이의 행동을 참고 있는 서은이도 잘못이 있다고 본다. 자신의 마음을 확실히 표현해야 한다. 무조건 말을 들어준다고 해서 친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친구는 종과 노예 관계가 아니라 동등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는 친구, 즉 우정이란 서로 존중하고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고, 들어주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구도 함부로 횡포를 부려서는 안 되며 각자의 선을 지켜야 하는 것이다. 주연이와 서은이에게 일어난 갈등도 결국 이렇게 삐뚤어진 우정 때문에 생기지 않았을까?

여러 증인들이 있었다. 그들 모두 진실은 모른 채 편견으로만 자신의 추측을 진실인 양 진술하였다. 심지어 거짓 진술자도 존재하였다. 주연이는 악마, 서은이는 천사로 정해진 답이 있다는 듯이 말했다. 모두가 편견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한 채 진술하였다. 이 책에서 말해 주듯이 세상에는 진정으로 완벽한 인간은 없는 것 같다. 모두 조금은 다 잘못이 있고 대부분 그것을 뉘우치지 못하는 것 같다. 서은이는 죽기 전 마지막으로 주연이에게 자신에게 쌓여있던 마음을 표현하였다. 그 점에서 서은이는 용기를 낸 것 같았다. 그런데 한꺼번에 폭발해 버리는 것보다 그전에 조금씩 자신을 표현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진실은 주연이가 창틀에 놓은 벽돌을 한 학생이 실수로 떨어지게 했고, 그게 결국 서은이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이라고 밝혀졌다. 마지막 진실에서 나는 어이가 없어서 모든 게 허탈해졌다. 그 많은 사람들이 주연이가 범인이라고 몰아세워 놓고 이제 와서 이게 다 뭐란 말인가?

우리가 찾는 정답은 없는 걸까? 나는 사람들이 모두 양처럼 느껴졌다. 편견이라는 울타리에 갇혀 진실이라는 울타리 너머를 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양, 한심한 존재 같다. 앞으로도 과연 양들이 울타리를 넘을 수 있을까? 적어도 이 책을 읽은 사람만이라도 편견의 울타리 너머에 있는 진실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서로 믿고 의지하며 존중하는 관계가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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