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대구 수성구 한 도서관 직원 책상 밑에서 발견된 부적. <독자 제공> |
대구 수성구 한 도서관 관장이 직원 책상 밑에 붙인 것으로 알려진 부적. 독자 제공 |
수성구립 한 도서관 관장이 직원 몰래 책상 밑에 부적을 붙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다. 부적 사건으로 갑질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수성구 관내 3개 도서관(범어·용학·고산) 직원들이 관장 해임요구에 나섰다.
지난달 4일 팀장으로 승진한 이 도서관 직원 2명은 관장이 직접 지정해준 자리를 정리하던 중 책상 아래쪽에서 부적을 발견했다. 부적을 발견한 A팀장은 "너무 불쾌하고 놀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누가 붙였는지 확인 했지만 관장은 처음에 자신이 하지 않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3일이 지나서야 부적을 붙인 사람이 B관장인 것이 밝혀졌다. A팀장은 "관장이 부적 사건이 있은 지 3일 후 10여 명의 직원들을 모아놓고 자신이 붙였다고 털어놨다"면서 "하지만 직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뭐가 잘못됐냐, 대통령도 하는데 뭐가 문제냐"며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사건이 커지자 B관장은 지난달 21일 도서관 행사 중 직원들 앞에서 전후 과정은 설명하지 않은 채 "무리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A팀장은 "개인의 종교 생활을 공공의 영역에까지 온 것은 잘못이다. 처음부터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면 이렇게 사건이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A팀장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하고 분리조치를 요구해 지난 1일자로 수성구 관내 다른 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부적 사건 이후 관장의 갑질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수성문화재단은 지난 2일 B관장 관련 노사협의회를 열었다. 노사협의회 당시 수성구 관내 도서관 직원들이 B관장의 징계를 요구하는 익명의 서명을 제출했다. 징계 요구에 서명한 직원은 휴직 중인 직원을 제외한 총 54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성문화재단 관계자는 "B관장 관련해 노동자 측의 요구로 노사협의회가 열렸다. 부적 사건, 갑질 의혹 등 상황에 관해 조사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결과에 따라 B관장의 징계 수위가 결정될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B관장은 "지난해 도서관에 불미스러운 사건이 많았다. 직원과 도서관의 안전을 위해 부적을 붙인 것은 사실이다. 10월 중순쯤 부적부착에 대해 당사자를 만나 3~4시간 이야기하면서 진심으로 사과했다"며"하지만 부당 지시나 직원 간 이간질 등 갑질은 절대 없었다. 일을 추진하면서 직원 개인이 부당지시로 느꼈다면 안타까울 뿐이다. 분란을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했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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