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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천태만상] (3) 에너지 가격 상승에 관리비·음식값도 올라 생활비 부담 가중

2022-11-09

젊은 층 돈 아낄려고 보일러 안땐다.

모임 음식값도 급등.

커피도 줄이고

서민층 연탄값도 급등, 한 장에 900원.

연탄
운송비 상승으로 장당 최고 100원 오른 연탄이 대구 저소득층 가구내 창고에 보관돼 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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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부터 인상된 도시가스 요금.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떨어질 기미가 안 보인다.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이 크게 오르면서 청년층과 에너지 취약계층의 생활비 지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청년 자취생들 생활비 긴축 '압박'
수 년간 원룸에서 자취하고 있는 대학생 김모(여·25)씨는 관리비에 포함되지 않는 공과금 인상에 에너지를 아끼겠다고 선언했다. 그가 내는 관리비에는 수도와 전기 요금이 포함돼 있지만, 가스요금은 별도로 지출한다. 이전에 살던 원룸에서는 추위를 많이 타는 탓에 겨울철 보일러를 자주 틀곤 했지만, 현재 사는 방에서 겨우내 보일러를 틀면 요금 폭탄을 맞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전기·가스·수도 가격이 1년 전보다 23.1% 올라, 201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전체 물가에서 공공요금 기여도 9월 0.48%포인트에서 10월 0.77%포인트로 뛰었다.
전기요금은 10월부터 1㎾h당 7.4원, 도시가스 요금은 MJ당 2.7원 인상됐다. 전기료는 4인 가구 평균을 기준으로 월 2천270원이 오를 것으로 예상됐고, 가스요금은 대구지역 연간 소비자 사용료가 평균 49만원 정도인데, 이번 겨울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대구지역 10월 전기·가스·수도 물가지수는 124.18로, 전년 동월 대비 23.9% 급등했다. 도시가스는 무려 35.9%, 전기요금 18.6%, 지역 난방비가 34.6% 각각 증가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식품·외식 가격 상승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직장인 이모(30)씨는 꺾일 줄 모르는 물가 상승에 평소 즐기던 카페 방문과 외식 중 한 가지를 그만두기 위해 고민 중이다.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한 잔에 4천500원 이상의 커피를 마시자면 선뜻 결제하기가 망설여진다고 했다. 외식도 마찬가지다. 그는 "친구들과 모여 회식을 할 때마다 1인당 지출하는 금액이 예년에 비해 크게 올랐다. 2~3만원씩 나눠 내던 것이 요즘은 3~4만원이 기본이다. 그렇다고 업무 중 필요한 카페인의 수면 퇴치 효과를 포기할 수도, 직장 회식에 빠질 수도 없는 노릇이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커피 가격은 한 번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덩달아 지난달부터 원유 기본 가격이 인상되면서 우유 소비자가격은 물론 유제품, 빵, 커피 등 관련 식품 가격 인상도 예고돼 있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원유 기본가격이 ℓ당 52원씩 올라, ℓ당 2천700원대인 우유 소비자 가격이 ℓ당 3천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원유(우유) 가격 상승은 유가(석유) 상승에 따른 생산비·운송비 증가에서 기인한다.

이처럼 에너지 가격 상승은 청년층 생활비 지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최근 SNS에는 '짠테크', '무지출 챌린지' 등이 유행하며 청년들이 과소비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취약계층 타격 '치명적'
꺾일 줄 모르는 에너지 가격 상승은 취약계층엔 더 혹독한 추위를 몰고 온다.

등유 가격이 지난해와 비교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등유 보일러를 사용하는 노후주택 주민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올해 10월 실내등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천598.07원으로, 전년 같은 달(993.02원/ℓ)대비 약 60%나 상승했다. 가정집에서 구매하는 한 드럼(200ℓ)당 가격이 31만9천614원이나 되며, 주택에서 한 달 두 드럼씩 4개월간 8드럼을 소비한다고 가정했을 때 총난방비는 지난해 158만8천832원보다 약 96만8천 원이나 많은 255만6천912원이 될 전망이다.

연탄 가격도 전년 대비 10% 정도 인상됐다. 8일 대구연탄은행에 따르면 연탄 가격이 소매기준 평균 80~100원 올라 장당 900원을 웃돈다. 난방에 필요한 연탄은 가구당(1인 가구 기준) 한 달에 100~150여장으로, 10~15만원이 필요하다.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도시가스 보급률은 97.4%이며, 연간 소비자 사용료는 평균 49만원 정도다. 도시가스 사용 가구보다 등유·연탄 보일러 가구의 난방비 부담이 훨씬 높은 셈이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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