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덕 포항시장이 15일 대구 남구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초청 토론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
이강덕 포항시장이 15일 "포항이 대구 경북을 위해 유의미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오로지 시정에만 몰두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2024년 치러질 총선과 차기 경북도지사 출마설이 지역 정치권에서 흘러나오자 확대해석을 경계한 것이다.
이 시장은 이날 오전 대구 남구 이천동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 경북 중견언론인모임 '아시아포럼21'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탁구나 골프, 야구를 할 때 팔에 힘을 주는 것이 아니라 공을 끝까지 보고 해야 한다. 목표를 보거나 한눈을 팔면 슬라이스나 OB(Out of bounds)가 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포항시민들이 최초로 3선 시장을 만들어줬는데 그 기대를 쉽게 저버릴 수 없다. (현재로서는)시정 이외에 아무 관심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6·1 지방선거를 통해 3선 고지에 올랐다. 그는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됐다가 재심 끝에 경선에 다시 참여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공교롭게도 당시 국민의힘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장이 김정재(포항 북구) 의원이었던 터라 이 시장의 총선 출마설이 지속적으로 흘러나왔다. 이 시장은 이런 와중에 자신의 정치적 행보를 골프에 빗대며 우선 시정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그는 차기 경북도지사 선거에 도전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이철우 도지사가 잘하고 있고, 경북에서는 지금까지 모든 도지사들이 3선을 지냈다"며 선을 그었다.
다만, 이 시장은 지역 정치권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대구경북은 선거 때마다 주요 물갈이 대상이 되는 바람에 당 대표, 원내대표, 정책위 의장 등 중책은 맡지도 못하고, 다른 지역 다선 의원들의 보조나 맞춰주는 역할을 하는데 그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유권자들이 30~40대의 인재를 발굴해 다선으로 만들고, 대선 후보도 만들고, 지역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지역 현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하기도 했다. 이 시장은 포스코 지주사의 포항설립과 관련해 "대기업 본사가 왜 서울에만 있어야 하냐"며 "지방에 대기업 본사가 있는 게 유리하도록 정부가 세금을 0원으로 하던지,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정치·경제·문화적 권력이 모두 서울에 집중돼 있는 것은 나라가 망하는 지름길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포항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 사업을 두고는 "예비타당성조사가 통과 안 돼 예산 투입이 안되고 있다"며 "올 연말에 결판이 나야 하는데 국회가 지금 저 모양이라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글·사진=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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