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로 걱정 없는 유통체계 구축
영주유통<주> 설립 추진 용역 최종보고회 열어
농특산물 판로 개척 나선 영주 '홈플러스 內 The 영주'
작년 MOU 이후 10개소 입점 올해 10개소 추가 입점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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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칠곡점에 있는 ' The 영주 1호점' 개점식에서 참석자들이 점포 성공을 기원하며 파이팅을 하고 있다. <영주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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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열린 영주유통<주> 설립 타당성 조사 용역 최종보고회에서 박민규 경북연구원 연구위원이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영주시 제공> |
경북 영주에선 다양한 농특산물 및 가공품이 직거래를 비롯해 지역농협 계통 출하, 산지유통시설 등 다양한 경로로 유통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판로가 충분하지 않고 농가에서 생산된 제품이 제때 전량 출하되지 못하면서 제값을 받지 못해 유통 마진이 떨어져 지역 농업인들의 어려움이 컸다.
이에 영주시와 국내 대형유통업체 홈플러스는 지난해 7월 연간 70억 원 상당의 지역 농축특산물 유통망 확대를 골자로 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영주에서 생산되는 농특산물 전용 상설매장 'The 영주'가 전국 최초로 홈플러스에 입점하면서 영주시 농특산물 유통 활성화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The 영주' …홈플러스와 상생 성공
업무협약 체결 한 달 뒤에 홈플러스 칠곡점에 'The 영주 1호점' 입점을 시작으로 지난 1월 홈플러스 야탑점(경기도 성남) 입점까지 총 10호점을 열고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올해도 전국 홈플러스 매출 상위 매장 10곳을 대상으로 'The 영주' 매장 추가 입점을 협의 중이다.
지역 농특산물 전용 매장이 홈플러스 전국 매장에 입점한 사례는 전국 최초다. 영주에서 유일한 대형마트 지점을 둔 홈플러스가 지역 농특산물 유통을 통한 지역 동반 성장과 상생 방안 모색에 나섰고, 영주시와 지속적인 협의와 치밀한 준비과정을 거쳐 'The 영주' 입점이 성사됐다.
홈플러스 향토특산물 매장 'The 영주'에서는 영주에서 생산된 신선농산물과 농특산 가공품 60개 품목이 판매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전국 10개 매장에서 8천여만 원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개별 농산물 홈플러스 입점도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영주 사과가 개별상품으로 납품돼 10억 원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같은 해 12월에는 영주 풍기인삼이 홈플러스 전국 지점에 들어가 한 달 간 500g 상자 1천500개가 판매돼 2천500만 원의 수익을 올리며 풍기인삼을 널리 알렸다.
지난 2월부터는 'The 영주' 홈플러스 각 지점에서 매출기준 상위 4개 품목을 선정해 '영주의 맛 하나 더 1+1' 프로모션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신규 고객 확보 및 기존 고객 매출 유도로 'The 영주' 매장 운영 활성화와 우수 농특산물을 적극 홍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홈플러스는 3월 홈플러스 26주년 창립행사에 전국단위 온·오프라인 홍보, TV광고, SNS홍보 등 대대적인 홍보와 풍성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 기간 영주 사과가 창립 기념행사 상품으로 The 영주 매장에서 할인 판매돼 대도시 고객들에게 맛과 향을 널리 알릴 예정이다.
◆영주유통 설립의 당위성도 확보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영주시는 지역 농축특산물 및 제조가공품 등의 판로 걱정 없는 유통체계 구축을 위해 전액 출자하는 유통회사인 영주유통<주>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유통회사가 설립되면 소비자와 생산자 간 안정적인 직거래 판로 개척과 온라인판매, 수출 컨설팅 등 지역 우수 농축특산물 홍보와 마케팅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앞서 시는 지난해 12월 경북연구원에 영주유통 설립 타당성 검토 용역을 맡겼다. 용역에선 유통회사 설립에 대한 △투자 및 사업의 적정성 △설립계획의 적정성 △기대효과 등에 대한 타당성을 분석했다.
지난달 27일 열린 용역 최종보고회에서 영주유통은 투자 및 사업의 적정성에서 적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축특산물과 제조가공품 등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유통되고 있지만, 전량을 소진하기엔 한계점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대형기업(홈플러스, 쿠팡, 마켓컬리 등)과 온라인몰을 상대로 지역민이 생산한 물품의 안정적인 판매를 위해 시가 100% 출자한 유통공사를 설립하는 것은 공공영역에서 역할을 수행하기에 적절하다는 판단이 나온 것이다.
특히 가장 중요한 경제성 분석에선 주식회사 특성상 중요한 수익구조 측면에서도 타당성이 존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민 복리 증진과 지역 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에서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됐다.
평균 1천110억 원의 영주시 농업농촌 분야 연간 예산 규모에서 출자금 10억 원 및 운영비는 시 재정상으로 충분히 감당 가능한 규모다. 다만, 조직 및 인력 계획 일부 조정과 출자금 10억 원에 대한 근거 제시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이달 중에 지방출자기관 설립 타당성 검토 결과를 15일간 시청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박남서 영주시장은 "그동안 유통망 확보가 힘들었던 지역 농가와 농축특산물 가공업체들을 위해 상품을 제값 받고 걱정 없이 팔 수 있는 유통시스템 구축이 꼭 필요하다"며 "영주유통의 설립은 지역의 농업인과 중소상공인들의 새로운 판로 개척과 소득 증대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손병현기자 why@yeongnam.com

손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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