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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영화] 이니셰린의 밴시… 외딴 섬 안에서 촘촘하게 펼쳐지는 관계의 종말

2023-03-10

[금주의 영화] 이니셰린의 밴시… 외딴 섬 안에서 촘촘하게 펼쳐지는 관계의 종말

아일랜드의 외딴 섬마을 이니셰린은 그림처럼 예쁜 풍광 속에서 자연을 닮은 순박한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콜름과 파우릭, 두 절친은 이니셰린의 바다를 앞에 두고 매일 맥주를 마시고, 수다를 떨며 각별한 우정을 나눈다. 소박하지만 남부러울 것 없는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어느 날 예기치 않은 상황이 펼쳐진다. 친절하고 자상하던 콜름이 하루아침에 딴사람이 되어 파우릭에게 절교선언을 해 버린 것.

낯선 사람처럼 차갑게 변해버린 친구의 모습에 파우릭은 황당하기만 하다. 도저히 절교를 받아들일 수 없는 그는 콜름을 찾아가 이유를 따져 묻지만 돌아오는 건 변심한 친구의 차가운 한마디, "그냥 이젠 자네가 싫어졌어" 뿐이다. 파우릭은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여 보지만 오히려 상황은 더욱 악화하기만 한다. 관계 개선의 가능성이 점점 멀어지게 되면서 파우릭은 이제 슬픔과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영화 '이니셰린의 밴시'는 공개되면서부터 해외 유력 매체와 평단에서 주목했다. 눈이 시리게 아름다운 섬마을 풍경과 배우들의 디테일한 연기에 찬사가 쏟아졌다. 특히 절친에게 배신당한 충격을 아주 세밀하고 섬세하게 펼쳐낸 파우릭 역의 콜린 파렐이 보여준 내면연기에 주요 영화제들은 수상으로 화답했다. 콜린 파렐은 제8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제7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등 30개 이상의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휩쓸었으며, 다가오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또 한 번 수상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딸을 잃은 엄마의 분노를 리얼하고 드라마틱하게 펼쳐낸 '쓰리 빌보드' 이후 5년 만에 돌아온 마틴 맥도나 감독은 이번 작품으로 또 한 번 '최고의 스토리텔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로 다른 인물들에게 숨겨진 내면의 밑바닥을 보여주는가 하면 두 절친의 갈등에 대하여 공동체가 어떻게 반응하고 어떻게 대처하고 어느 편을 드는지도 함께 관찰하고 있다.

마틴 맥도나 감독은 "관객들이 두 남자 중에서 어느 쪽과 자신을 동일시하는지 보는 것이 흥미롭다. 먼저 절교를 선언한 콜름의 단호함이 이해될까, 아니면 마음의 상처를 받은 다정한 파우릭에게 더 공감될까. 매우 웃기지만 삶에 관한 슬픈 진실을 담아내고 싶었다"라고 후기를 전했다. (장르:다크 코미디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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