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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 비전력놀이공원에 도착한 이곡동 주민들이 환경실천워크숍에 앞서 '지구와 이 웃을 보듬는 아이디어'라는 글귀가 적힌 종이를 들고 무동력 바이킹 '함타요'에서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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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 비전력 놀이공원의 놀이기구 '구르는 시소'의 놀이방법을 아자샘이 직접 시연을 하고 탐방 온 이곡동 주민들이 열심히 설명을 듣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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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 비전력 놀이공원의 놀이기구 '땅굴기차'의 놀이방법을 아자샘이 설명하고 이곡동 주민들이 신기한 듯 보고 있다. |
지난 1일 달서구 이곡동에 위치한 동네책방00협동조합이 주최하는 '비전력놀이공원 탐방 및 환경실천워크숍'에 동네주민 34명이 참석하여 충북 옥천으로 길을 떠났다. 초등학생부터 고교생, 대학생을 포함한 청년, 40~50대 주부, 정년퇴임을 한 신중년 남성까지 전 세대가 다 함께 한 버스를 탔다. 이렇게 다양한 연령층이 옥천까지 탐방을 가게 된 이유는 에너지 사용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전기 없는 놀이기구를 몸소 체험해 마을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비전력 놀이공원의 놀이기구는 화석연료와 원자력으로 만들어지는 전력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인간의 몸을 활용하여 놀이기구를 움직이도록 설계됐다. 또한 이곳의 놀이기구는 서로 협력하여 균형을 맞추면 더 재미있게 놀 수 있도록 돼 있어 공동체성에 기반을 둔 놀이기구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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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 비전력 놀이공원에서 아이들이 '통통통'이라는 놀이기구를 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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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실천 워크숍에 참석한 아이들과 부모가 한팀이 되어 만든 탄소를 줄이기 위한 실천 방법을 발표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놀잇배를 비롯해 다인승 그네, 담벼락 놀이, 고깔모자, 강강널뛰기, 꿈틀이, 통통통, 뺑뺑이 등 20여기의 비전력 놀이시설과 100여종에 이르는 전래놀이 체험도 가능해 아이들에게는 새롭고 신기한 놀이기구 체험시간이었고 어른들은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소환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현우(서재초 3)군은 "이렇게 재미있는 놀이기구가 왜 옥천에만 있는 걸까? 우리 동네에도 생겼으면 좋겠다" 고 말했고 안유이(서동초 2학년)양은 "전기를 쓰지 않고도 신나게 놀 수 있었고 이렇게 재미있고 신기한 곳은 처음이다"고 말했다. 또한 김재일 (63·용산동)씨는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해서 좋았고 신체를 접촉하고 협력해야 하는 공동체 놀이는 처음 만나는 사람도 서먹함을 없애고 웃게 만들어 10년은 젊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어른, 아이 구분 없이 함께 어우러져 신나게 놀고 난 뒤에는 환경실천 워크숍이 이어졌다. 5개조로 나뉘어 '갑자기 전기가 중단된다면?', '우리 마을에서 탄소를 줄이려면 어떤 실천을 할 수 있을까?' 두 가지 주제로 초등학생부터 60대까지 머리를 맞대고 토론을 이어갔다. 갑자기 전기가 중단된다면 엘리베이터가 작동되지 않아 높은 층까지 걸어가야 된다, 통신이 두절돼 배달음식을 시키지 못하면 음식 가게가 망할 것이다, 음식 보관이 어렵다, TV 시청과 휴대전화 사용을 못해 심심해서 일찍 잘 것이다 등 다양한 상상의 시간을 가졌다.
또 탄소를 줄이기 위한 실천에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만든 옷 구매를 자제하자, 로컬푸드점을 이용하자, 육식보다 채식 위주의 식단과 제철 야채를 먹자,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자, 아나바다 운동을 확산하자, 일회용품을 줄이고 다회용기 사용을 생활화하자 등 조별 발표의 시간도 가졌다.
주제 토론이 끝나고 지구를 살리기 위한 조별 구호 외치기와 퍼포먼스를 끝으로 환경실천 워크숍을 마친 일행들은 대구로 향했다.
동네책방00협동조합은 '버리면 쓰레기 다시 쓰면 자원'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2021년 5월부터 동네책방00협동조합을 거점공간으로 재활용 가능한 자원이 일반쓰레기로 버려지지 않고 소중한 자원으로 순환될 수 있도록 '우리마을회수센터'를 운영해왔다. 2022년에는 '우리마을 활짝프로젝트'란 이름으로 자원 회수 거점공간을 마을 내 여섯 군데로 늘려 주민들의 자원순환 동참 기회를 높이고 성서마을넷과 연계해 '탄소중립 전환마을성서'를 위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 올해는 '우리마을회수센터' 운영 3년차로 분리배출 하는 노력에 더해 자원을 재활용 재사용하는 마을을 만든다는 목표로 이번 탐방을 기획했다.
이번 옥천 탐방은 동네책방00협동조합이 대구시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의 '탄소중립 전환마을' 사업에 선정돼 진행할 수 있었다.
글·사진= 진정림 시민기자 trueforest@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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