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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국빈방미 동행취재]"철학과 신념갖고 연대해 자유 위협세력 맞서야"…尹하버드 연설

2023-04-29 06:05
[尹국빈방미 동행취재]철학과 신념갖고 연대해 자유 위협세력 맞서야…尹하버드 연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보스턴 인근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에서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하버드대학교에서 "자유에 대한 철학과 신념을 갖고 힘을 합치고 연대해 자유를 위협하는 세력에 맞서야 한다"면서 자유 수호의지를 표명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미국 의회 연설에 이어 허위선동과 가짜뉴스로 인해 민주주의가 위기라는 점을 지적하며 디지털 시대의 자유를 위해 새로운 규범과 질서 정립해야 한다는 뜻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공공정책대학원)에서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Pioneering a New Freedom Trail)'을 주제로 연설을 했다. 이는 하버드대학교에서 이뤄진 대한민국 현직 대통령의 첫 연설이어서 연설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연설에는 하버드대 학생, 교수진 등이 참석했으며 국제정치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자 미국 국가정보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한 조세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가 연설 후 토론자로 참여했다.

◆ 하버드 방문연설서 자유 가치 강조
윤 대통령은 지난 2018년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하버드를 방문해 자유와 인권의 가치에 대해 한층 깊이 이해하게 됐다면서 운을 뗐다. 하버드대가 위치한 보스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자유를 찾아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온 개척자들이 자유를 이야기하고 토론을 벌이던 흔적이 그 길 곳곳에 묻어 있다"면서 "이들이 자유민주주의 국가 미국의 기틀을 만들었고, 17세기에 성직자 양성 교육기관으로 설립된 하버드가 그 중심에 있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존 아담스, 존 핸콕 등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하버드에서 키운 자유에 대한 열망은 미국 독립선언서와 헌법 곳곳에 스며들어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자유와 민주주의가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고, 위기에 처해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민주주의는 진실과 자유로운 여론 형성에 기반한다"면서도 "허위 선동과 가짜뉴스가 디지털·모바일과 결합해 진실과 여론을 왜곡하는 일이 다반사가 됐다.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자유가 위협받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거짓 선동과 가짜뉴스라는 반지성주의는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협하고 위기에 빠뜨린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독재와 전체주의 세력'과 이들편에 선 세력들이 조직적·지속적으로 자유와 민주주의를 흔들고 위협하고 있다고 짚었다.

윤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다른 사람의 자유, 다른 나라의 자유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는 종종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로 나타난다"면서 우크라이나와, 북한 문제를 예로 들었다. 윤 대통령은 러시아를 언급하진 않았으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표현하며 이와 같이 다른 나라의 자유를 존중하지 않는 행위에 대해서는 국제사회가 결연한 연대로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북한의 불법적인 핵무기 개발과 핵 협박과 인권 문제는 세계의 평화와 자유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 이러한 독재와 전체주의에 속지 않기 위해 우리 모두 자유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신념을 가져야 하며, 힘을 합치고 연대하여 자유를 위협하는 세력에 맞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미동맹 강조, 디지털 규범도
한미동맹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올해로 70주년을 맞았다고 상기킨 뒤"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고 번영을 일구어 온 중심축이었다. 뿐만 아니라 세계시민의 자유 수호를 위한 안전판의 상징이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를 발전시켜 나갈 뜻을 밝히며 이번 국빈 방문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미래로 전진하는 행동하는 동맹'의 비전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는 점을 들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의 숭고한 희생으로 지켜 온 한미동맹은 자유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가치동맹'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하버드생으로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윌리엄 해밀턴 쇼 대위에 대해 한국에서 추모공원을 건립해 기억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이날 연설에 참석한 쇼 대위의 며느리 캐럴 캐머런 쇼와 손자 윌리엄 캐머런 쇼에게 다가가 감사를 표하고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이외에도 윤 대통령은 디지털 심화에 맞춰 새로운 규범과 질서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기술로 인류의 삶은 한층 편리해졌지만, 국가권력이 디지털 기술을 악용하여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침해하는 등 부작용도 초래됐다고 지적한 것이다. 때문에 전 세계 자유시민이 연대해 이러한 디지털 기술의 악용을 막아야 한다는 점을 설명했다. 또한 디지털 질서는 세계시민의 자유와 후생을 극대화하고 공정한 기회를 보장해야 하며, 특히 약자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보편적 정의에 터 잡은 공정한 디지털 질서가 국제사회에 구축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아울러 디지털 ODA도 확대하여 디지털 기술과 문화의 향유를 세계시민이 공유하게 노력할 것이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한 하버드인들도 연대와 협력에 동참해주시길 당부드린다"면서 연설을 마무리했다. 연설을 마친 후에는 조세프 나이 석좌교수와 토론한 데 이어, 강연에 참석한 학생 등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한편 윤 대통령은 연설에 앞서 하버드 메모리얼 처치를 방문하여 인류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하버드 출신들을 추모했다. 또한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하버드대 졸업생 18명의 이름이 새겨진 동판 앞에서 한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희생을 기리며 잠시 묵념을 갖기도 했다. 메모리얼 처치 방문 후에는 로렌스 바카우(Lawrence S. Bacow) 하버드대학교 총장과 면담을 했다.


미국 보스턴에서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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