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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메일] '달빛동맹', 국민통합의 밑거름이 되길 바라며

2023-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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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칠승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지난 11일 정부는 코로나19의 '완전한 일상회복'을 선언했다. 국내 첫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지 3년4개월 만이다. 코로나 초창기에 대구는 큰 위기에 처했었다.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집단 감염 사건이 발생해 '1차 대유행'을 불러왔다. 입원 대기 확진자가 2천명을 웃도는 등 병상 부족으로 목숨을 잃는 일들이 벌어졌다. 이에 더해 대구에 대한 경계와 차별적 시각은 고립의 공포를 더욱 깊게 했다. 그때 대구에 손을 내민 것은 다름 아닌 광주였다. 2020년 3월1일 "대구 확진자를 광주에서 치료하겠다"는 '광주공동체 특별 담화문'이 발표됐다. "80년 5월 고립되었던 광주가 외롭지 않았던 것은 수많은 연대의 손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우리가 빚을 갚아야 할 때입니다. 긴밀한 연대로 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이자 광주에게 주어진 역사적 소임입니다." 이후 여러 지자체에서도 광주와 뜻을 함께하며, '병상 연대'에 동참했다.

그동안 대구와 광주는 마치 지역 갈등의 표본처럼 비쳐왔다. 그러나 필자가 이해하는 한 두 지역의 대다수 시민은 대립의 배경이 정치권에 있다고 여기며, 지역주의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역사적 진실을 왜곡하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표한다. 하물며 두 지역은 우리 민족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희생과 헌신을 마다하지 않은 공통점이 있다. 1929년 광주학생운동은 3·1운동 이후 최대의 민족 항쟁이었다. 국채보상운동의 발단이 되고, 독립유공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곳이 대구경북이라는 사실은 지역의 자긍심이다. 또한 두 지역은 산업화와 민주화의 본거지로서 대한민국 현대사의 거대한 변화를 추동해 왔다. 이렇듯 대구와 광주는 우리의 역사 속에서 늘 함께 빛나고 있다.

대구와 광주가 '달빛동맹'의 협력을 본격화한 지 10년이 됐다. 단순한 교류의 차원을 넘어 공동 협력과제를 추진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광복 이후 최초의 민주화운동인 2·28민주운동은 그에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하다가 달빛동맹의 이름으로 광주가 이를 함께 기념하면서 국가기념일 지정에 대한 국민적 공감과 지지를 넓혀갈 수 있었다. 연대와 협력의 힘은 민선 8기 들어 더 크게 발휘되고 있다. 두 지역의 최대 현안인 '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과 '광주군공항 이전 특별법'이 국회를 동시에 통과한 것이다. 대구와 광주는 내친김에 서대구역과 광주송정역을 잇는 달빛고속철도 특별법 추진과 2038 하계 아시안게임 공동유치까지 함께 힘을 모아 대응하기로 했다. 하늘길에 이어 철길을 열고 마음길까지 확 열어젖히기를 바란다.

지난 10일 필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함께 대구시청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홍준표 대구시장에게 예산정책협의회를 제안했고, 대구와 광주의 공동 협력과제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 영호남 교류와 협력의 통로를 민주당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 특히 정부는 물론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의 지원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달빛동맹이 영호남의 화합은 물론 지역 간 상생의 모델로서 국토균형발전과 국민 통합의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남과 북도 모자라 동과 서도 나뉜 공동체를 우리 후세에게 물려줘서는 안 될 일이지 않겠는가. 오는 목요일은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이다. 이번 기념일은 3년 전 대구의 형제 도시인 광주가 내밀었던 나눔과 연대의 손길을 한번쯤 상기하는 날이 되길 바란다.

권칠승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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