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갈등으로 집행위원장 ·이사장 사퇴의사
![]() |
지난해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의 한 장면. 오는 10월 열릴 예정인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개막 5개월여를 앞두고 인사 갈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사진 출처=부산국제영화제 누리집> |
부산을 국제적인 영화의 도시로 견인한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내부갈등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올해 축제가 불과 5개월 남은 시점에 행사를 이끌어가는 집행위원장, 이사장이 모두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올해 영화제 개최가 위태롭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산영화제가 파국으로 치닫게 된 배경은 내부 인사가 원인이 됐다. 최근 열린 이사회 및 임시총회서 조종국 전 영화진흥위원회 사무국장을 운영위원장으로 위촉한 것. 이사회측은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영화제 행사 기획 총괄, 감독 및 작품 발굴 등의 업무를 맡고 조종국 운영위원장은 법인 운영 및 일반 행정 등의 조직 운영을 전담하는 공동 집행위원장 체제를 주문했다.
하지만 이사회의 이같은 설명과 달리 영화계 안팎에서는 즉각적인 반대와 의혹제기가 이어졌다. 난데없이 제기된 공동 집행위원장 체제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과 함께 이사장이 자신의 측근을 운영위원장으로 내세워 영향력을 키우려는 의도가 아닌지 하는 의혹이 제기된 것.
논란이 일면서 축제를 총괄하는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지난 11일 갑자기 사의를 표명했다. 이를 둘러싸고 SNS 등서 여론이 들끓자 이용관 이사장 역시 15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표명을 했다.
영화제 내부인사로 촉발된 사태는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등이 성명을 발표하면서 전국적 논란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는 '부산국제영화제는 잘못된 결정을 철회하고 허문영집행위원장의 복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성명을 내고 사태를 원점으로 되돌릴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는 "2021년부터 영화제를 이끌어온 허문영위원장은 영화계 안팎으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사람으로 대다수의 영화인들은 그가 앞으로도 한동안 부산영화제를 이끌어나가야 할 적임자라 생각한다. 공동위원장체제를 돌이켜서 허위원장 중심으로 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4일(수)부터 10월 13일(금) 열흘간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