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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재미(Jam이) 있는 인생!

2023-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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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하<작곡가>

"나는 영어 단어 jam(잼)이 재미있다." 이 표현에서 언어유희를 향한 나의 아재 본능이 드러난다. 종종 대학강의 시간에 이와 비슷한 아재 개그를 시도하다가 핀잔을 받기도 하지만 인간의 유희본능을 누를 수는 없다. 물론 학생들이 "우~" 하며 핀잔을 주면 3초 이내에 "미안합니다!"라며 꼬리를 내린다. 3초가 지나면 너무 늦다. 나의 멋쩍은 웃음과 재빠른 시인을 받아들인 학생들은 비로소 진짜 웃음을 터뜨린다. 진지함과 일관성이 중요한 일상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피식하며 웃을 수 있는 여유를 가지는 것은 중요하다.

다시 영어 단어 'jam'으로 돌아가서 이야기를 이어보자. 잼은 달달하다. 과일을 설탕과 함께 졸인 것으로, 딸기잼, 복숭아잼, 사과잼 등이 있다. 주로 빵에 발라 먹는다. 다른 뜻으로 교통체증(traffic jam)과 같이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을 나타내기도 한다. jam은 몇몇 영어표현의 약자로도 사용된다. 문자를 통하여 '잠깐만'이란 뜻을 전달하고 싶은 경우 just a minute의 줄임말로 jam이라고 쓰기도 한다. 'jam깐만'이라 쓰고 싶은 유희본능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나의 아재 개그 본능은 마흔 즈음에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스물+스물.

음악에서도 jam이라는 용어가 쓰인다. 재즈 연주자들이 별도의 연습 없이 즉흥적으로 연주하는 형태를 '잼-세션(jam session)'이라고 한다. 어떤 화성 진행이나 선율 진행을 정하고, 더 구체적인 편곡 없이 즉흥적으로 연주한다. 느슨한 약속을 기반으로 연주하는 합주 형태다. 1940년대 미국의 재즈 무대에서 성행하였던 잼-세션은 원래 관객을 위한 공연이 아니라 연주자 자신들을 위한 시도로서 시작했는데, 차츰 공연의 유형으로 발전했다.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이 1942년에 작곡한 곡 '시 잼 블루스(C Jam Blues)'의 선율에는 단순한 리듬으로 된 두 음만이 작곡되어 있었다. 솔, 솔솔, 솔도. 이 간단한 선율은 12마디의 블루스 진행 속에서 3번 반복한다. 이렇게 '거의 없는 것처럼' 작곡된 최소한의 선율은 자유로운 즉흥연주를 위한 좋은 바탕이 되었다.

인생은 영어 단어 jam을 닮았다. 달콤하게 느껴질 때가 있는가 하면 답답하고 힘들 때도 많다. 미리 연습하고 인생을 시작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쉽지는 않다. 그래도 잠깐만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자. 연습도 없이 잼-세션을 연주하는 재즈 뮤지션처럼 우리의 인생을 즉흥연주 하듯 멋지게 만들어가면 좋겠다. 유희본능을 잊지 말자! 박철하<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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