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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투수 이호성이 내년 시즌 1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
삼성 라이온즈 이호성이 내년 시즌 선발 로테이션 합류를 꿈꾼다.
삼성은 마운드의 불안함을 올 시즌 내내 끌어안고 있었다.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쌓은 데이비드 뷰캐넌과 토종 에이스 원태인만 5선발 로테이션 중 유이하게 풀 시즌을 치렀다. 특히, 5선발 투수 자리는 많은 투수들이 노렸지만 확실하게 자리 잡은 투수가 없었다.
인천고를 졸업하고 2023 삼성 1라운드 8순위로 프로에 입단한 이호성은 다음 시즌 선발 투수로 활약이 기대되는 유망주다. 올 시즌 1군 성적은 5경기 17이닝 11피안타 1홈런 10볼넷 11탈삼진 5실점(5자책점), 평균자책점 2.65, WHIP 1.24.
올 시즌 개막전인 4월1일 대구 NC 다이노스전에서 1군 무대에 데뷔한 이호성은 강렬한 첫 인상을 남겼다. 9회초 선두타자 손아섭에게 2루타를 허용했지만 후속타자 3명을 뜬공과 땅볼로 유도하며 무실점 피칭을 한 것. 이날 이호성이 던진 공은 단 8개에 불과했다.
기대감을 높였던 이호성이지만 4월 중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10월이 돼서야 다시 등록됐다.
일본 미야자키 피닉스리그(이하 교육리그)에서 만난 이호성은 "아쉬움이 컸던 시즌이었다. 좋았던 때도 있었지만 체력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좋은 모습을 많이 못 보여드려 아쉬웠다"며 "4월 이후 퓨처스에 내려가서 이상하게도 장염과 감기 몸살 등이 계속 겹쳐왔다. 장염이 나을 만하면 감기가 또 오는 식으로 질병이 오다 보니 몸이 회복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말했다.
퓨처스에서 심신을 정비한 이호성은 시즌 막판 2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호투를 보여줬다. 지난 6일 수원 kt 위즈전에선 5이닝 4피안타 1피홈런 4볼넷 6탈삼진 1실점(1자책점)으로 데뷔 첫 승리 투수가 됐다.
이호성은 "퓨처스에 있을 때 다바타 코치님께서 무작정 스트라이크만 던지려 하지 말고, 파울 유도·헛스윙 유도·땅볼 유도·확실한 볼 등 공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해서 던지라고 지도해주신 것들이 큰 도움이 됐다"면서 "올 시즌 많은 기대를 받았음에도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속상한 마음이 컸는데, 첫 승을 올리니까 부담감이 조금은 해소가 됐다. 특히, 힘들고 속상했던 1년의 시간이 저에게 의미없었던 게 아니라 값진 시간이었구나를 깨닫게 해줬다"고 말했다.
이번 교육리그에서는 떨어진 구속과 정교한 제구, 변화구 각을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고, 어느 정도 성과도 내고 있다. 16일 미야자키 소켄 구장에서 열린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 이호성은 5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고, 최고 구속 146㎞/h의 빠른 공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아직 1군 무대에서 타자들을 상대하기에 부족한 점들이 많다. 구속도 끌어올려야 하고 제구력, 변화구 각의 극대화 등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이 있다"면서 "오승환 선배님처럼 단단한 정신력과 태인이형처럼 꾸준하게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능력을 갖추고 싶다. 비시즌 동안 많은 땀을 흘려서 내년엔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말했다.
글·사진=일본 미야자키에서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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