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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그늘과 광장

2023-10-25
김소희(영남대 건축학부 교수)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서는 메르스, 코로나를 비롯한 많은 질병과 재난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대규모의 긴급상황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위하여 광장과 같이 넓고 확 트인 도시 공간이 필요하다.

광장은 역사를 통해 볼 때, 그리스의 '아고라'에서 시작해 로마의 '포럼'으로 이어져 전 유럽에 전파되었으며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으로 열린 공간의 형태로 존재한다. 사람들은 광장에 모여 부딪히고 즐기며 시대의 영향을 받았다.

1970년대 대구에도 광장 조성 붐이 일었는데 대구의 광장은 교통편의 중심으로 발달했다. 교통광장의 성격을 가지고 조성된 순서대로 숫자를 붙여 불렀다. 우리는 두류 광장이라는 이름보다 7호 광장이라는 이름에 더 익숙하다.

도시의 공원에는 광장과 그늘이 있다. 광장에 있으면 시원한 그늘 생각이 나고, 그늘에 있으면 반가운 햇살이 있는 광장에 가고 싶다. 많은 사람이 모여 소통하는 광장은 시각적으로 노출된 공간으로 생기가 넘쳐나지만, 사람들은 곧 오래 머무를 나무 그늘에 자리를 잡는다.

영국 지리학자 제이 애플턴은 '인간은 자신이 남들을 볼 수 있지만 남들은 자신을 볼 수 없는 장소를 선호한다'는 이론을 그의 저서 '경관의 경험'에서 제시했다. 이것은 자연이 만들어 준 그늘에서 주변을 살피고 휴식을 취한다는 인간의 생존 본능을 통찰한 것이다.

작가 최인훈은 사회적 활동 공간인 광장과 사적 공간인 밀실의 개념을 대비시키며 장편 소설 '광장'을 완성했다. '광장은 삶에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동시에 인간은 밀실 없이는 살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이에 덧붙여 그는 두 공간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장의 눈부신 태양은 눈 깜짝할 사이에 뜬다. 그리고 금세 진다. 인간사의 그늘과 광장, 그늘은 그늘대로 광장은 광장대로 즐기자. 햇살 가득한 광장 가장자리 어딘가의 그늘, 그 속에서 편안함과 여유를 누리고 싶은 오후다.

김소희<영남대 건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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