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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Diaf2023 엔딩크레디트

202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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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대구화랑협회 총무이사〉

지난 두 달 동안 매주 토요일은 밀린 방학 숙제가 있는 날 같았다. 나의 생각을 자유롭게 글로 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한정된 원고 분량 안에서 기승전결의 내용으로 작문을 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시인들이 위대하게 느껴지는 매주 주말 이었다. 필자가 한때 전공했던 영화제작도 그런 면에서 힘든 작업이다. 단편영화의 경우 짧은 런닝타임 안에 감독이 전달하고자 하는 작품 의도를 관객들에게 인상 깊게 전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렇기에 단 하나의 프레임으로 관객의 가슴을 파고드는 화가들의 능력은 정말 놀라울 뿐이다.

그런 훌륭한 화가의 작품들을 한데 모아 볼 수 있는 행사가 아트페어인데, 이틀 후 대한민국 3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Diaf2023(디아프)'이 대구에서 열린다. 정상급 수준의 아트페어를 대구화랑협회가 주최하는 것은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이런 큰 행사를 겨우 3~5명의 직원들로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다른 정상급 아트페어의 운영 사무국 직원은 최소 10명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주 열악한 조건에서 만들어내는 기적 같은 행사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그 기적은 직원들의 남다른 열정과 헌신으로 맞바꾼 단어다. 6개월의 행사준비 기간 거의 모든 날들이 야근이었음에도 최고의 행사를 만들겠다는 그들의 집념과 노력이 얻어낸 결과물인 것이다. 이번 행사에 얼마나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올지, 얼마나 많은 작품들이 거래될지,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지금은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전병화 회장님을 중심으로 운영진은 최선의 노력을 다했고, 그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모든 업무를 완수한 직원들의 힘겨운 시간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오늘은 한 편의 영화가 끝날 때 올라오는 엔딩 크레디트처럼 Diaf2023을 완성시킨 그들의 이름을 나열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해본다.

늦은 합류로 새 직장에 적응할 틈도 없이 곧장 밤낮 없는 업무에 투입되었어도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낸 전주연 팀장. 디아프 행사를 2년째 맡아 그 누구보다 강한 책임감으로 업무에 전념하였음에도 필자에게 가장 많은 꾸지람을 들을 수밖에 없었던 듬직한 동지 신인혜 대리. 팀원의 이탈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잔잔한 미소를 띠며 묵묵히 큰 힘을 보태준 디자인팀의 허지인 대리. 막내로서 온갖 궂은일을 도맡았음에도 항상 밝은 모습으로 포기하지 않고 이겨낸 명랑소녀 김다은.

그들의 아름다운 청춘과 열정을 바쳐 만들어낸 이번 Diaf2023에서는 화려한 작품뿐만 아니라 행사장 구석구석에 배어있을 이들의 숨은 노고까지 관람객들이 알아봐 주길 바라며 마지막 원고를 마무리해본다.김민석〈대구화랑협회 총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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