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공감 프로젝트 젠톡 5편_대학 생활] 세대별 대학 생활의 특징은?
X세대 격동의 시기와 함께…'통기타' '대학가요제' 등 낭만도 있어
M세대 취업 고민 세대…'내일로' '워킹홀리데이' 등 인기
X세대 코로나와 함께…대면보다 '비대면'
젊음의 상징인 '대학 생활'도 시대 흐름에 따라 변화한다. X·M·Z 각 세대는 각기 다른 대학 생활을 경험했다. 사진은 영남대 경산캠퍼스에서 열린 '개교76주년 기념 천마대동제'에서 학생들이 돗자리를 펴고 나무그늘에 앉자 축제를 즐기고 있는 모습.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격동의 시대를 겪은 X세대도 대학 시절 낭만이 있었다. 그중 '통기타'는 낭만의 대표 아이템이었다. 영남일보DB |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높았던 X세대 시기 대학 생활은 최루탄, 시위 등으로도 이어졌다. 사진은 연세대생 고(故) 이한열 열사의 장례식 장면. 연합뉴스 |
'X세대(1965년생~1979년생)'의 가장 기억 남는 대학 생활 장면은 '체류탄'이다. 대학가마다 최루탄 냄새가 늘 코를 찔렀다. 또 사복을 입은 경찰들이 강의실 곳곳에 배치되기도 했다. X세대는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높았던 시기다. 대학에는 늘 최루탄의 냄새가 났다"면서 "너나 할 거 없이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다. 선배를 따라가기도 동기를 따라서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에게 '컴퓨터'는 생소한 기기였다. 앞선 X세대의 경우 대학 생활 중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았다. 후반 X세대는 강의에서 포털 사이트 가입하기 등을 배웠다. X세대는 "요즘 공대생들은 캐드(CAD)를 사용하지만 우리 때는 직접 손으로 다 그렸다. 컴퓨터가 대중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컴퓨터가 보급된 후에는 강의에서 활용 방법을 배웠다. 지금이라면 당연한 컴퓨터 사용이 당시에는 혁신이었다"고 했다.
대학생 당시 'IMF'(1997)를 경험하기도 했다. IMF가 발생하기 전에는 졸업 후 취업은 선택에 따라 할 수 있었다. 대기업, 중견기업, 공무원 중 희망 업을 선택하면 됐던 것. 그러나 IMF 이후 상황은 극명하게 변했다. 합격 후 입사를 앞두고 취소되는 경우 등이 발생한 것. X세대는 "IMF 전의 경우 원하는 직장을 골라 갈 수 있을 정도로 취업에 대한 걱정이 없었다"면서 "IMF 이후 취업 취소, 등록금이 없어 휴학·퇴학하는 경우 등이 많았다. 우울한 시기의 연속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격동의 변화를 겪은 세대에도 '대학 시절 낭만'은 존재했다. 통기타를 둘러메고 무궁화호를 타고 떠나는 것. '막걸리' 역시 X세대의 대표 낭만이었다. 또 '대학가요제' 역시 해당 시대에 대표적인 문화였다. MBC에서 지난 1977녀부터 2012년까지 개최된 대학가요제는 당시 다양한 스타들을 발굴하기도 했다. X세대는 "지금처럼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았다. 통기타를 둘러메고 무궁화호를 타고 떠나는 게 우리 시대의 최고 낭만이었다"면서 "대학가마다 막걸리 집들이 많이 모여있었다. 대학가요제 수상자 무한궤도, 전람회 등 당대 스타였다"고 설명했다.
M세대에는 '취업 걱정'으로 대학 생활을 보낸 세대다. 대외활동, 토익 등 회사 지원 스펙이 중요해졌다. <영남일보 DB> |
IMF 전 대학 생활을 경험한 X세대 이후 취업에 대한 걱정은 늘 대학생들에게 있었다. 영남일보 DB |
1980년에서 1994년에 태어난 'M세대'는 본격적으로 '취업 걱정'과 함께 대학 생활을 경험한 세대다.
이들 시기에는 '대외활동' '토익' 등이 중요시됐다. 기업이 원하는 스펙을 미리 갖춰야 했기 때문. M세대는 "대외활동 2~3개는 필수적으로 해야 했다. 유명한 대외활동 프로그램은 경쟁률도 어마어마했다. 대외활동을 정리해주는 포털사이트는 반드시 접속해야 했다"면서 "합격을 위해 합격자의 자소서를 받아 보는 등 다양한 노력을 했다. 스터디, 학원 등 토익 점수를 높이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M세대에게 대학 생활 로망을 갖게 해준 프로그램은 '논스톱 시리즈'다. 논스톱은 2000년부터 2005년까지 MBC에서 방영된 국내 최장수 시트콤 시리즈다. 가상의 대학에 다니는 대학생들의 헤프닝을 그린 캠퍼스 물이었다. 방영 당시 초·중·고등학생이었던 M세대는 논스톱을 보면서 대학 생활 로망을 그렸다. M세대 "논스톱을 보면서 대학 생활의 로망을 꿈꿨다. 대학 입학을 하면 꼭 기숙사 생활을 해야지 라는 등 생각을 했다"면서 "대학에 입학 후 로망이었을 뿐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대학 생활의 대표적인 문화는 '내일로' '워킹홀리데이'였다. 한국철도공사에서 발매하는 연속 7일 또는 선택 3일로 열차에 탑승할 수 있는 탑승권이었다. 초기 만 18~24세 젊은 층만 이용할 수 있었다. 방학 때는 무궁화·새마을호 등 기차에는 배낭을 메고 내일로를 떠나는 대학생들로 가득했다. '관광 취업'이라고도 불리는 워킹홀리데이는 외국에서 자유롭게 거주, 취업, 여행 혹은 공부 등을 할 수 있다. 당시 인기 있던 국가는 '호주'였다. 워킹홀리데이 인원에 제한이 없다는 점, 시급이 높다는 점 등이 M세대 대학생들에게 인기 요소였다.
M세대는 "대학생이라면 내일로는 반드시 경험해봐야 했다. 기차 시간표에 맞춰 친구랑 다른 지역으로 떠났다. 옷 부피가 적은 여름이 겨울보다 훨씬 인기 있었다"면서 "워킹홀리데이 역시 인기였다. 해외에 장기간 체류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인원 제한이 있었던 다른 나라에 비해 호주는 인원 제한이 없어 인기가 많았다"고 했다.
Z세대는 코로나19와 함께한 '비운의 코로나 학번'이다. 사진은 코로나19 확산 당시 대구 북구 경북대 인근 대학로 모습. <영남일보 DB> |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소통이 새로운 대학문화로 자리 잡았다. 카카오톡 캡쳐 |
'Z세대(1995년생~2012년생)'의 경우 '비대면 대학 생활'에 익숙한 세대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대학 생활을 거의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들을 '비운의 코로나 학번'이라 부르기도 한다. Z세대는 "대학 생활을 떠올리면 축제나 MT보다 비대면 강의가 먼저 떠오른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활동이 새로운 대학문화로 자리 잡았다. 강의, 학과 생활 등 관련 공지사항도 비대면인 카카오톡 등을 통해 안내받는다. 코로나19 시기 대면으로 안내 사항을 공지할 수 없다 보니 강의마다 카톡방을 만들어 공지를 전달한 것. Z세대는 "대부분 오픈 카톡방을 통해 과제나 성적 관련 질문을 한다"면서 "답변을 받기까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면으로 질문하는 것보다 훨씬 편하다"고 했다.
또 대학가에는 '줌(ZOOM)' '구글미트'등 화상회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문화도 생겨났다. 과거 조모임은 반드시 대면으로 해야 한다는 인식이 비대면이 익숙해지면서 변화가 생겨난 것이다. Z세대는 "조모임도 줌 등을 이용해서 모인다. 따로 장소를 잡지 않아도 되는 등 편하다"면서 "또 캠으로 자신이 모습을 공유하며 함께 공부하는 방식인 온라인 독서실도 인기다. 비대면 대학 생활을 하다 보니 비대면이 더욱더 익숙해졌다"고 설명했다.
대학 생활의 꽃이라 할 수 있는 'MT' 'OT' '축제' 등도 이들에게는 생소한 경험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축제, MT 등이 취소되면서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Z세대는 "MT에 대한 로망이 있었는데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해 아쉽다"면서 "아쉬운 마음에 동아리방에 모여 몰래 술을 마신 적도 있다"고 말했다.
M세대와 마찬가지도 이들 역시 졸업 후 '취업' 걱정이 큰 세대다. 코로나19, 불경기 등이 이어지며 신입사원 모집 등이 줄어들었기 때문. 또 코로나19로 인해 현장 실습·인턴·대외활동 등을 많이 하지 못하면서 취업의 부담이 크게 작용한다. Z세대는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일자리 공고가 많이 없다. 지인 대부분도 취업에 대해 고민이 많다"면서 "실무 경험, 인턴 등 코로나19로 인해 경험해보지 못한 경우가 많다. 취업 시장에서 원하는 스펙을 만들지 못해 걱정이 크다"고 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이형일기자 hilee@yeongnam.com
조민희 인턴기자 alsgml0656@yeongnam.com
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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