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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세상에는 몇 명의 햄릿이 있을까

2023-11-16

정재은
정재은<공연 칼럼니스트>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다." 셰익스피어의 '햄릿'의 유명한 대사다. 저 대사를 진지하게 말해보고 있는 배우 앞으로 한 사람이 등장해 '사느냐 혹은 죽느냐'라고 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어서 '셜록 홈스'로 유명하고 '햄릿'을 연기하기도 했던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어 다른 부분을 강조해야 한다고 한다. 이언 매캘란, 주디 덴치를 비롯해 잘 알려진 사람들이 차례로 들어와 그 대사 중에 어떤 단어가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2016년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기념하며 BBC에서 만든 영상으로 짧은 대사에도 얼마나 많은 해석이 있을 수 있는지 유명 배우들과 함께 풍자한 것이다.

햄릿의 이 대사는 무대에서 몇 번이나 말해졌을까? 그렇다면 세상엔 몇 명의 햄릿이 있었을까? 2023년 4월 영국 국립극장은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137회나 공연했던, 역사상 가장 길었던 연극 '햄릿' 이야기로 만든 연극 '더 모티브 앤 더 큐(The Motive and the Cue, 동기와 단서)'를 선보였다.

연극은 연습실에 배우들이 모여 '햄릿' 공연을 준비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햄릿' 역할을 맡은 배우는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남편이자 스타 배우로 한창 잘나가는 리처드 버튼이다. 연출을 맡은 이는 존 기엘구드. 셰익스피어의 최고 해석자로 찬사를 받은 배우였지만 경쟁자 로런스 올리비에에 가려졌던 인물이다. 그래서 이번 작품을 잘 연출하는 것이 그에게는 중요하다.

기엘구드 연출은 햄릿을 300번도 넘게 연기해본 경력으로 버튼에게 이런저런 지시를 한다. 연습이 진행되면서 연출가와 배우는 '햄릿' 캐릭터를 해석하는 데 있어 언쟁을 벌인다. 버튼이 술에 취해 노골적으로 기엘구드의 전작과 연기를 비난하면서 연습을 엉망으로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갈등과 충돌, 화해로 내면의 변화를 겪으며 연극은 만들어진다. 버튼은 온전히 '햄릿'이 되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무대에 오른다.

'더 모티브 앤 더 큐'는 흥행 기록을 세우며 성공을 거두었지만, 문제가 많았던 프로덕션 이야기를 통해 연극의 본질과 실존 인물들의 내면을 들여다봤다는 평가를 받았다.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은 400년 넘게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여전히 관객과 만나고 있다. 고전 그대로, 혹은 작품을 새롭게 해석하고 비틀고, 장르를 넘나들며 예술가들의 세계를 선보이게 한다. 문화예술에 대한 투자는 성과가 곧바로 드러나지 않을 수 있지만, 그 성과의 강한 힘은 오래 지속될 것이다. 정재은<공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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