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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전환, 지방시대 Ⅱ대구·경북 생존보고서] "즐길 거리 부재…문화·스포츠 흥행력 못 살리는 대구"

2023-11-21

'머물다 가는 도시' 만들기 숙제
축구·야구·농구 원정팬들 많이 찾아
지역 관광상품 등 연계 고민해봐야
체육관·교통 접근성 개선도 아쉬워

[대한민국 대전환, 지방시대 Ⅱ대구·경북 생존보고서] 즐길 거리 부재…문화·스포츠 흥행력 못 살리는 대구
〈영남일보 DB〉·그래픽=장윤아기자 baneulha@yeongnam.com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 농구팀 열성팬 강모(여·31·대구 남구)씨는 시즌 중 일과 후 홈 경기는 물론 휴일이면 다른 지역으로 원정 경기를 보러 간다. 자연스럽게 대구와 다른 지역을 비교하게 된다. 강씨는 "다른 지역 경기장 주변에는 볼거리, 놀 거리가 풍부하고, 추억할 거리가 많은데 대구는 너무 없다"며 "농구장은 너무 낡기도 했고 대중교통 이용도 제한적"이라고 했다.

#연극과 뮤지컬을 좋아하는 이수정(여·30·대구 달서구)씨는 "대구에서도 뮤지컬 공연을 하고 있지만, 규모와 질적인 측면에서 서울이나 인근 부산에서 열리는 공연과 차이가 난다. 대형 공연장도 거의 없다"고 아쉬워했다.

대구를 찾는 방문객을 사로잡기 위해선 스포츠, 문화예술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거나 부족한 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단 흥행도는 갖춰졌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지난 7월 발표한 '문화콘텐츠, 숙박여건, 교통을 중심으로 살펴본 대구지역 관광산업 현황 및 발전방안'에 따르면, 코로나19로 K리그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은 기간을 제외하고 2019년과 2022년을 살펴본 결과, 대구FC는 입장수익과 객단가, 객석 점유율 등 주요 흥행 지표 모두에서 상위권에 랭크됐다. 제반 여건상 큰 차이가 나는 FC서울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문화 인프라에서도 대구는 다른 광역시 대비 뛰어난 편이다. 2022년 기준 뮤지컬, 연극, 클래식 등 공연 건수는 982건으로 6개 광역시 중 가장 많았다. 인구 1만명당 공연장 수(0.57개)도 1위였다. 당연히 티켓 예매 수(61만7천장)도 가장 많다. 다른 지역에서 유입되는 스포츠·문화 공연 관람객은 대구의 다른 관광시설 수요를 덩달아 늘리는 효과를 가져온다. 한국은행은 대구FC 홈경기마다 3천150명의 타 시·도 관람객이 추가로 대구 북구(DGB대구은행파크 소재지)를 방문했다고 분석했는데, 프로축구 팬들은 1번 경기 관람을 할 때마다 4만7천662원을 소비(한국프로스포츠협회 '2022 프로스포츠 관람객 성향조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구를 방문한 3천150명이 모두 축구 경기를 본다고 가정한다면, 어림잡아 한 경기당 1억5천여만 원의 수익 창출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다만, 축구 팬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대구로 유입할 방안에 대해선 고민이 필요하다. 한국은행은 대구FC와 관련, "원정 팬 관람 편의 개선, 대구시내 관광상품과의 연계 및 스타 플레이어를 통한 SNS 홍보 등이 적극 시행된다면 관광수요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규모가 크고 질과 인지도가 높은 공연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티켓판매액 기준으로 평가한 공연시장의 크기는 부산(284억원)이 대구(182억원)를 압도했다. 티켓 예매 수에서 대구가 부산을 앞선다는 점을 감안하면, 평균 가격이 높게 형성되는 공연을 부산이 더 많이 유치했다는 의미다. 최근 '태양의 서커스'는 투어 최초로 부산에서 신작 '루치아' 공연을 열기로 했는데, 주최 측에서 후보지로 대구도 검토했지만, '빅 톱 텐트'를 세울 5천평의 부지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신 대형 공연시설 부재 문제나 경기장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1년 말 기준 대구 소재 공연시설 중 2010년 이후 개관한 비중은 41.5%로 타 광역시 대비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부산의 경우, 2019년 1천700석 규모의 뮤지컬 전용극장인 드림씨어터가 들어서면서 국내외 유명 공연을 대량 유치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가 홈 경기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대구체육관은 낙후된 시설과 불편한 교통 접근성으로 농구 팬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은 대구FC 홈경기에서 원정 팬 대상 대구 관광 홍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난 9~10월 포항·수원 원정 팬을 대상으로 대구 관광 정보와 기념품을 제공했으며, 대구FC와 지속적 협력으로 향후 스포츠 플러스 관광 투어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유럽형 '시즌제 오페라'를 대구에 도입, 8인의 파워 블로거와 함께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네이버 블로그 120만회 노출 및 검색 상위노출이라는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최원 대구문화예술진흥원 관광본부 마케팅 팀장은 "최근 개별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는 중"이라며 "관광 분야와 문화예술, 스포츠 분야 협업을 진행하면서 시너지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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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정경부 서민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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