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런'해도 1시간 대기 '기본'
여름 독감에 더 길어진 소아과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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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이 아동과 청소년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중이다. 27일 오후 대구 달서구 감삼동 한 이비인후과에서 한 초등학생이 독감 증상으로 진료를 받고 있다. 2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46주차 (11월12~18일)의 독감 의사환자분율(외래환자 1천 명당 독감 환자 수)은 37.4명으로 질병청 유행 기준인 6.5명의 5.7배에 달한다.박지현 기자 lozpjh@yeongnam.com |
"앞에 대기환자가 많아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할 것 같아요."
27일 오전 대구 달성군 다사읍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 대기석을 넘어 병원 복도까지 마스크를 푹 눌러 쓴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늘어서 있었다. 대부분 기침과 인후통, 고열 등의 증상을 보였다.
이 의원에는 의사 2명이 동시 진료를 보고 있음에도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밀려드는 독감 환자에 의원 간호사들도 분주한 모습이었고, 연신 진료 가능 여부를 묻는 전화가 걸려왔다.
달서구 감삼동 한 이비인후과의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날 오후 3시쯤 옹기종기 모여 TV 만화를 보는 아이들과 보호자로 병원에 비치된 소파는 이미 꽉 찬 상태였다. 일부는 많은 대기 인원을 보고 발길을 돌리는 환자도 상당히 많았다.
4시쯤 수성구 한 소아청소년과를 찾은 모 환아의 보호자는 "언제쯤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이냐. 대기 줄이 왜 이렇게 긴 것이냐"며 업무를 보던 간호사에게 짜증을 내기도 했다. 간호사가 "기다려달라"고 진정시켰음에도 화를 식히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박모(39·여)씨는 "아이가 고열을 호소해 가까운 의원을 찾게 됐다. 현재 다니는 학교 같은 반 아이들이 독감에 걸려 돌아가면서 앓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독감 유행이 아동과 청소년 중심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예방을 위해선 손씻기 등 개인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46주차(11월 12∼18일) 독감 의사환자분율(외래환자 1천 명당 발열 등 인플루엔자 의심증상을 보이는 환자 수)은 37.4명이었다. 44주차에 39.0명을 기록한 이후 직전주 32.1명으로 꺾였던 환자 수가 다시 증가한 것이다. 질병청이 비유행 기간 의사환자 분율 평균을 활용해 산출하는 유행기준(2023∼2024절기 6.5명)보다 5.8배나 높은 숫자다.
최근 5년간 같은 기간(46주차) 의사환자분율은 △2018년 10.1명 △2019년 8.2명 △2020년 3.3명 △2021년 4.0명 △지난해 13.2명으로 올해 환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배 높았다. 특히 7∼12세 아동과 13∼18세 학생들의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7∼12세 연령대 내에서 산출한 의사환자분율은 84.6명, 13∼18세에서는 87.3명이었다. 그 외 연령대별 의사환자분율은 19∼49세 39.1명, 1∼6세 29.2명 등이었다.
대구지역 13~18세 외래환자 1천명 당 인플루엔자 의심환자 수는 지난달 8~14일 4.1명에서 한달 만인 지난달 29일~이달 4일 129.5명으로 30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7~12세 의심환자 수도 20명에서 111.1명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독감 접종률 전국 평균보다 다소 낮았다. 이달 20일 기준으로 대구지역 6개월~13세 어린이 독감 접종률은 61.7%(전국 62.7%), 임신부 37.9%(전국 42.7%), 65세 이상 어르신 78.9%(전국 78.5%)로 파악 됐다.
이준엽 대구시의사회 홍보이사(이준엽이비인후과의원 원장)는 "하루 대부분 환자가 독감 의심 환자일 정도로 많은 이들이 병원을 찾고 있다"며 "독감 예방을 위해서는 백신 접종은 물론 감염병 예방 수칙 준수, 개인 위생 철저, 마스크 착용, 면역력 키우기 등 다채로운 노력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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