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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명준〈시각예술가·공간독립 디렉터〉 |
다양한 기술의 등장은 언제나 이슈를 만든다. 최근에는 AI 기반 앱을 통해 프로필 사진을 만드는 것이 유행이다. 프로필뿐만 아니라 현실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건축물 이미지들도 SNS를 통해 볼 수 있다. AI는 예술의 영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4월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는 AI 활용 작품을 선보였고, 그 작품은 무려 2천90만달러(약 278억원)에 달하는 금액에 판매돼 화제가 됐다. 이처럼 AI와 같은 신기술의 등장 이후 최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예술가들이 늘고 있다.
기술의 영역이라는 것이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지지만 우리는 이미 미디어아트를 통해 기술과 예술의 융복합을 경험해 왔다. 특히 미디어아트는 미술관에 가지 않더라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산책 중 특정 건물에서 상영되는 화려한 영상을 보았거나, 스마트폰을 통해 터치만으로도 화면 속 전시 공간들을 둘러볼 수 있는 경험을 해보았을 것이다. 이 밖에도 신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미디어아트는 생활 속 곳곳에 존재한다.
미디어아트 기반 전시를 관람하다 보면 가끔 전시장에 배치된 VR(가상현실) 기기를 접하곤 한다. 기기를 착용한 관람객은 마치 다른 세계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으면서 가상공간에서 상호작용하는 체험을 하게 된다. VR의 등장은 처음에는 낯설고, 참여 과정이 불편하면서도 불친절하다는 기분이 들어서 어색했는데, 실제로 경험해 보았을 때 굉장히 신선했고 생각보다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아서 몰입하기 좋았다. 내후년 애플에서 새로운 VR 기기를 출시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는 이 또한 예술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술의 발전이 새로운 예술적 언어의 탄생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늘 그랬듯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해당 영역 속에서 유의미한 질문을 찾아내는 것이 예술가의 역할이다.
최근 필자는 전시 준비를 위한 작업으로 가상공간을 만들고, VR로 체험할 수 있는 작업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평소 해오던 설치 작업을 가상의 공간 속에 펼치기 위함이며 관람객들은 VR 기기를 활용하여 가상공간을 들여다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을 위해서 특정 프로그램을 다룰 줄 알아야 하는데 난생처음 써보는 프로그램이기에 공부 중이지만 공부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아 답답하기도 하다. 그렇지만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다.
신명준〈시각예술가·공간독립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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