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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공연장에서 가족과 함께 연말을

2023-12-14

정재은
정재은 (공연 칼럼니스트)

연말을 맞아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공연들이 런던 웨스트엔드를 장식하고 있다. 영국 국립극장에서는 11월21일 로알드 달의 '더 위치스(The Witches)'를 선보였다. 로알드 달은 영국 아동문학계의 셰익스피어로 불리는 작가로 '마틸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 등의 작품으로 유명하다. '더 위치스'는 1990년과 2020년 영화로 만들어졌고 국내에서는 '마녀를 잡아라'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다.

뮤지컬은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열 살 '루크'와 그를 돌봐주게 된 '할머니' 그리고 세상 어느 곳에나 있는 '마녀들' 이야기이다. 루크는 할머니의 요양을 위해 어느 호텔에 머물게 되는데, 그곳에서 우연히 마녀들의 모임을 엿보게 된다. 우두머리 마녀가 '쥐로 변하는 약'을 만들어 영국의 모든 아이를 쥐로 만들어 없애려고 계획한다. 마녀들에게 발각된 루크는 그 약을 먹게 되고, 쥐가 된다. 루크는 쥐로 변했지만 말할 수 있고 목소리도 그대로임에 기뻐한다, 시험을 안 봐도 되고 돈 걱정도 없다며 살아있음에 감사한다. 루크는 작은 몸으로 마녀의 약을 몰래 빼내고, 위험을 무릅쓰고 몸을 던져 마녀들을 물리친다. "사랑해 주는 사람이 있으니, 자신이 어떤 모습이든 상관없다"라고 밝은 목소리로 말하는 루크가 이 작품을 비극이 아닌 해피엔딩으로 만든다.

빠르게 전환되는 회전무대와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영상과 조명, 사물을 의인화하기 위한 탈까지 볼거리가 다양하다. 원근법과 무대장치, 인형과 효과를 동원해 작은 쥐들이 무대 위를 누비도록 만들어 소설의 상상력을 관객들 눈앞에 표현한다. 원작 소설에서는 200명의 마녀가 등장하는데 무대에서는 10여 명의 마녀들이 무대를 가득 채운다. 할머니 역할의 장년층부터 어린이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배우들이 함께 열연한다. 객석에서도 3대가 함께 공연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런던의 한 어린이 극장에서는 주제 및 표현형식에 따라 2~6세, 6~12세 등 나이별로 세분된 공연을 볼 수 있다. 두 살부터 볼 수 있는 공연 상영 시간은 50분 남짓. 어려서부터 공연장에 드나들며 자연스럽게 관람 예절을 배우고 극장과 친해진다.

런던의 공연장에서 인상에 깊게 남은 것은 공연 중에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받아들이는 관객들의 모습이었다. 관객들은 공연이 갑작스럽게 중단되어도 배우들을 격려하며 기다렸고, 멋진 작품의 커튼콜 때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공연예술을 문화산업으로 발전시킨 것은 그들의 관대함이 아닐까.

정재은〈공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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