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경찰수련원 유치 쾌거
예산과 객실 전국 최대 규모
비슬산 역사와 문화적 가치
수련원 건립에 꿈꾸는 경제
미래 위한 마스터 플랜 중요
![]() |
강승규 사회부 차장 |
비슬산. 대구 남부권을 아우르는 전국 명산이다. 경북 청도와 경남 창녕 등 여러 지역과 연결돼 있지만 달성이 품은 면적이 가장 넓다. 최고봉 천왕봉(1천84m)을 중심으로 다양한 불교 유적과 자연 경관이 즐비하다. 여러 불교 사상이 비슬산에서 꽃피웠고 유가사와 대견사 등 유서 깊은 사찰은 과거 비슬산이 지녔던 역사·문화적 위상을 가늠하게 한다. 유가사는 인도 '요가'의 음(音)을 따 명명된 사찰로 고려 때 유가종의 본산이었다. 대견사는 일연스님이 삼국유사 집필을 구상한 역사적 장소다. 폐사 100년 만에 중창 불사를 거치면서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을 조성하는 등 옛 모습이 복원됐다.
비슬산 풍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계절 변화에 따라 꽃과 녹음, 단풍과 눈으로 옷을 갈아입으며 무한한 시간의 반복을 보여준다. 주봉 천왕봉 남쪽으로 이어진 월광봉과 조화봉, 관기봉 등 수려한 경관의 봉우리들은 기암괴석과 어우러져 웅장한 자태를 뽐낸다. 대견사 인근 비슬산 정상부 주변의 완만한 평탄면에서는 봄마다 참꽃이 만개하고 달성군 일원은 축제의 설렘으로 들뜬다. 아름다운 풍광 덕분인지 비슬산은 '추노'와 '옥중화' 등 각종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하다. 정상부 주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주변 풍광은 장쾌하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금수암 전망대에서는 기암절벽 아래 터를 잡은 천년고찰 대견사의 신비로운 모습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대견사 아래로는 엄청난 양의 거대한 돌무더기가 협곡을 따라 흘러내린 암괴류가 제 모습을 드러낸다.
천혜의 자연 풍광을 지닌 달성 비슬산에 경찰청 소관의 경찰수련원이 들어선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024년 예산안에 '대구 경찰수련원 신축' 사업비 2억5천300만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사실 달성군은 유치에 나선 후발 지자체로 성사가 녹록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은 단체장과 지역 국회의원, 공무원이 한마음 한뜻으로 하고자 하는 열정을 쏟은 덕분이다.
규모는 3만㎡ 부지에 지하 1층~지상 4층으로 계획돼 있다. 이르면 2027년 첫 삽을 뜬다. 건립 예산(국비 492억원)과 객실(125개)만 놓고 보면 전국 9개 지역 경찰수련원 중 으뜸이다. 경찰수련원은 경찰 공무원의 심신을 단련하고, 그들의 직무와 유관한 정서를 함양한다는 취지로 운영된다. 치안 역량을 강화하는 직무교육, 워크숍의 장으로도 널리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기본적으로 이용은 현직을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퇴직 경찰과 경찰청이 인정하는 임의적 이용대상자를 둠으로써 그 문호가 넓다. 그래서 부가적 관광객 유치를 위해 연계 사업 추진이 중요하다. 대기업 유치 이상의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아주 농후하단 의미다. 분명 경찰청은 본인 쓸 공간을 시대 흐름 따라 최신 설계와 첨단 시스템으로 신축하려고 할 것이 불 보듯 자명하다. 이렇게 되면 이용객은 예상을 넘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현재 운영되는 전국 수련원 가운데 최근 재건축한 강릉수련원과 신축한 제천수련원을 빼면 대다수 준공된 지 10년이 훌쩍 넘은 것도 또 다른 이유다. 넘쳐나는 이용객을 잘 활용한다면 달성 미래 100년의 성장 동력 창출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이제는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문화관광 산업을 창출해야 하는 시점이다. 지금이 바로 그 첫 단추를 꿰맬 때다. 이를 위해 2024년 갑진년 '청룡의 해'에는 '비슬산 르네상스 마스터 플랜' 수립 용역을 발주해보는 것도 좋겠다.
강승규 사회부 차장

강승규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