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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민경〈더쓸모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
2024년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1월부터 2월 두 달간 월요일 자에 게재되는 영남일보 문화산책 칼럼을 제안받았을 때는 앞뒤 생각도 없이 호기심이 앞서 선뜻 한다고 해버렸는데 막상 쓰고자 앉아 있으니 막막하기보다는 망했다는 생각이 훅 들어온다.
가볍게 문화와 관련된 어떤 이야기도 다 괜찮다고 하는 말에 호기롭게 '네 좋아요' 해놓고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내야 하나? 썼다 지웠다 마우스와 키보드가 소리만 요란하다.
연애편지 같으면 설레기라도 할 텐데 진땀이 흐른다. 유년 시절 한때는 글쓰기가 매우 좋아서 소설가를 꿈꿔 보기도 했다. 그러나 유년의 꿈은 물거품처럼 일렁거리다 흔적도 안 남기고 사라져 버렸는데 그때 느꼈던 글쓰기의 고통은 밀려온다.
지금은 웹소설이 유명하지만 나의 고등학교 시절엔 하이틴로맨스라고 하는 청소년에게는 불온서적 같던 책이 유행이었다. 한창 빠져 있을 때는 수업 시간에도 선생님 몰래 책과 책 사이에 끼워서 읽고, 친구들과 돌려 보며 독서동아리를 위장해서 대놓고 읽다가 책을 다 뺏기고 금지령이 내려져서 읽을 수가 없었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는 게 분명 인간의 본능이지 싶다. 사랑도 말리면 더 불이 붙고 애틋하다고 했던 것처럼 책을 가져올 수가 없어서 결국 직접 스토리를 써서 돌려 읽었고 글이 조금 인기가 있어 친구들 사이에 미래 소설가로 불리며 우쭐한 기분을 내던 나는 완결도 하기 전에 졸업을 해버렸다.
모처럼 어떤 이야기를 써야 하나 생각을 하다 보니 '사유하다'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데카르트는 사유를 나의 본질로 간주하고 나는 생각하는 동안에만 존재하며 생각하기를 멈추면 존재하는 것도 멈출 수 있다고 했는데 생각의 양과 생각의 질 중 무엇이 먼저일까?
곰곰이 되짚어 보니 아마도 힘들고 고통스러웠을 때 생각의 양이 많다 보니 질적인 생각도 했던 것 같다. 나에게는 그런 사유가 아마도 위기를 극복하는 힘이 되었던 것 아닐까!
사유하는 힘을 키우는 데는 한 줄이라도 생각을 써 보는 게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매년 계획을 세우면 작심삼일이라고 하는데 작심을 하지 않고 일주일에 사흘 한 줄 생각을 써보며 2024년 갑진년, 나도 획 하나 더 붙여서 값지게 살아가는 사유의 힘을 키워 봐야겠다.양민경〈더쓸모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가볍게 문화와 관련된 어떤 이야기도 다 괜찮다고 하는 말에 호기롭게 '네 좋아요' 해놓고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내야 하나? 썼다 지웠다 마우스와 키보드가 소리만 요란하다.
연애편지 같으면 설레기라도 할 텐데 진땀이 흐른다. 유년 시절 한때는 글쓰기가 매우 좋아서 소설가를 꿈꿔 보기도 했다. 그러나 유년의 꿈은 물거품처럼 일렁거리다 흔적도 안 남기고 사라져 버렸는데 그때 느꼈던 글쓰기의 고통은 밀려온다.
지금은 웹소설이 유명하지만 나의 고등학교 시절엔 하이틴로맨스라고 하는 청소년에게는 불온서적 같던 책이 유행이었다. 한창 빠져 있을 때는 수업 시간에도 선생님 몰래 책과 책 사이에 끼워서 읽고, 친구들과 돌려 보며 독서동아리를 위장해서 대놓고 읽다가 책을 다 뺏기고 금지령이 내려져서 읽을 수가 없었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는 게 분명 인간의 본능이지 싶다. 사랑도 말리면 더 불이 붙고 애틋하다고 했던 것처럼 책을 가져올 수가 없어서 결국 직접 스토리를 써서 돌려 읽었고 글이 조금 인기가 있어 친구들 사이에 미래 소설가로 불리며 우쭐한 기분을 내던 나는 완결도 하기 전에 졸업을 해버렸다.
모처럼 어떤 이야기를 써야 하나 생각을 하다 보니 '사유하다'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데카르트는 사유를 나의 본질로 간주하고 나는 생각하는 동안에만 존재하며 생각하기를 멈추면 존재하는 것도 멈출 수 있다고 했는데 생각의 양과 생각의 질 중 무엇이 먼저일까?
곰곰이 되짚어 보니 아마도 힘들고 고통스러웠을 때 생각의 양이 많다 보니 질적인 생각도 했던 것 같다. 나에게는 그런 사유가 아마도 위기를 극복하는 힘이 되었던 것 아닐까!
사유하는 힘을 키우는 데는 한 줄이라도 생각을 써 보는 게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매년 계획을 세우면 작심삼일이라고 하는데 작심을 하지 않고 일주일에 사흘 한 줄 생각을 써보며 2024년 갑진년, 나도 획 하나 더 붙여서 값지게 살아가는 사유의 힘을 키워 봐야겠다.양민경〈더쓸모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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