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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나는 쓰레기 예술가입니다!

202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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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경 <더쓸모 사회적 협동조합 이사장>

여러 자리에서 나를 소개할 상황이 오면 '쓰레기'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고 튀어나온다. "나는 쓰레기를 가지고 노는 환경 예술가입니다."

버려지는 자원의 활용을 접목한 환경예술기획을 통해 오늘의 환경문제에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거창하게 포장하고 있지만 원래부터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전문 예술학교를 다녔던 것도 아니다. 어릴 때부터 주변에 버려진 물건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던 호기심을, 어른이 되어서도 계속 가졌던 것 같다.

어느 날 늦은 저녁, 길가 전봇대에 버려진 커다란 곰 인형이 고개를 푹 수그리고 앉아 있는 모습에 울컥하는 감정이 심장을 치는 듯했다. '너는 왜 버려졌니?' 한창 삶이 갈팡질팡하며 흔들리던 때에 왠지 구겨진 커다란 인형이 꼭 나 같아 보였다. 그날부터 인형에 본격적 관심을 가지고 주변에 버려진 인형들로 학생들의 연극지도를 해보니 마음을 끌어낼 매개체로서도 좋았고 인형극을 통해 바닥난 자존감을 찾아보는 공연을 직접 기획·연출해 보니 반응이 매우 좋았다.

그렇게 단체를 만들고 어느 정도 인형극으로 생계유지를 하게 될 줄 알았는데 코로나가 터지면서 모든 활동이 중단되고 단체도 막막한 상황에 닥치면서 갈 길을 모색해야 했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초긍정 팀원들이 있어 길을 만들어 냈다. 코로나와 함께 일회용 쓰레기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고 이참에 쓰레기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연구해 보자며 본격적으로 환경문제를 파고들었고 오늘날 환경문제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들을 본격적으로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특히 정크아트 전시회는 5년간 10번 열려 제법 이름을 알리고 있다. 지난해 6월 한 달 동안 대구 북구청 로비에서 '선'을 주제로 열린 전시회에서는 지구 생태계에서 인간과 자연의 사이의 선이 어디부터 어긋난 건지 표현했고, 많은 분의 응원을 받았다. 전시에 투입된 작가는 전문 예술가가 아닌 지역주민들이었다. 직접 작품을 만들고 기획하고 버려진 자원을 찾는 등 준비 작업만 대략 6개월 정도가 걸렸다. 1년에 두 번 열리는 전시지만, 정말 많은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다.

나에게 쓰레기는 포기할 수 없는 반려동물 같은 존재다. 누군가에게 자원이 될 수 있는 쓰레기의 무궁무진 가능성을 발견하는 게 너무나 재미있다. 이런 쓰레기를 발견했을 때 환호성을 치며 우리 팀원들이 하는 말이 있다. "이런 걸 보고 좋아라 하는 우리는 미친 건가."양민경 <더쓸모 사회적 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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