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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창윤 (극단 열혈단 대표) |
연극 작업을 쉽게 풀이하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한 이야기를 펼쳐내는 작업이다. 파트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거의 모든 파트가 연출가를 필두로 작품 제작에 직접 참여하며 하나의 작품을 제작한다. 연극은 일종의 팀플레이다. 하지만 이러한 팀 구성원 중 상당히 특수한 형태로 작품에 참여하는 인원이 있다. 작품이 만들어지는 와중에 홀로 한 발치 떨어져서 객관적인 시선으로 작품의 옳은 방향을 안내하고 이를 위한 조언을 해주는, 이름도 생소한 드라마트루그가 그 주인공이다.
드라마트루그는 우리나라에서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드라마트루지(Dramaturgie), 드라마트루그(Dramaturg), 드라마트루기(Dramaturgy) 등.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드라마투르기(Dramaturgy)는 극작술 자체를 의미하며 독일에서 파생된 용어이기에, 현재에 와선 영어식으로 표기되어 다양한 발음이 존재한다. 우리나라에선 보편적으로 드라마투르기(Dramaturgy)의 직업적 형태를 드라마트루그(Dramaturg)라고 부른다. 자칫 헷갈릴 수도 있지만, 사실상 현대 연극에선 앞서 설명한 모든 명칭 자체가 하나의 뜻으로 사용되며, 어떤 이름으로 부르더라도 오답은 아니다.
드라마트루그는 과거보다 현대의 연극 작업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는 포지션이다. 우선 극작가, 연출가와 함께 프리-프로덕션 작업에서부터 참여한다. 제작진과 함께 희곡을 토론하고 그에 맞는 분석을 연출가와 함께 진행하며, 연출이 설정한 작품 방향(콘셉트)을 보고 그에 맞는 조언을 해준다. 이후 연출이 배우들과 함께 실질적인 연습 과정을 진행하면, 드라마트루그는 사전에 준비한 리서치 자료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는 극작가, 연출가, 배우들이 작품을 제작하는 중에 의도한 주제를 벗어나진 않는지, 연출이 설정한 콘셉트가 잘 드러나는지, 배우들이 인물을 연기할 때 희곡이 가지는 의미와 특징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등 객관적인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보며 작품의 옳은 방향을 조언하고 이후 수정 보완해야 할 부분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물론 연출가가 독단적으로 수행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연출가 또한 배우들과 직접 여러 장면을 연습하고, 극작가와 희곡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자칫 놓치고 갈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에, 드라마트루그란 또 하나의 객관적인 첫 번째 관객을 곁에 두어 더욱 명확하게 작품을 제작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드라마트루그의 모든 조언이 작품에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며, 결국은 모든 책임과 선택은 연출의 몫이다.
정창윤<극단 열혈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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