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나게, 멋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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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돈일가 직원이 고기를 직접 구워내고 있다. |
추운 겨울이 점차 물러가고, 포근한 봄이 다가오면 미세먼지라는 불청객도 함께 찾아온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고기 앞'으로 간다. 칼칼한 미세먼지를 돼지고기에서 흘러나온 기름으로 닦아내기 위해서다. 물론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없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삼겹살 먹을 핑계가 생겼다는 게 중요하다.
설 연휴가 끝나고 헛헛한 마음에 배라도 채워 볼 요량으로 동대구역 먹자골목의 '한돈일가'라는 고깃집을 찾았다. 전통 기와집을 본 따 만든 외관이 한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식당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고소한 육향과 함께 지글지글 고기 굽는 소리가 가득했다.
메인 부위로는 삼겹살과 목살, 특수부위로는 가브리살과 항정살이 있는데, 이 중 무얼 먹을지 고민하다가 결국 모듬 메뉴를 택했다. 고기는 직원들이 정성스레 구워주는데, 거하게 한 상 대접받는 느낌이 든다.
노릇노릇 알맞게 구워져 윤기가 흐르는 고기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의 정석이다. 고기를 처음 소금에 찍어서 맛보면, 입안에 육즙이 가득 퍼져 고기에만 집중하게 된다. 같이 온 사람들과 이야기할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마저 든다. 양념장과 고추냉이, 쌈장을 곁들여 먹어도 좋다. 폭신한 계란찜을 비롯한 명이나물, 파무침, 김치, 고사리, 채소 등 밑반찬도 정갈하게 나와 보는 눈도 즐겁다.
고기로 어느 정도 배를 채우면, 탄수화물 섭취 욕구가 강해진다. 그럴 땐 각자 기호에 따라 공깃밥과 된장찌개, 쫄면, 간장계란밥을 골라 주문해 조금씩 나눠 먹으면 그마저도 별미다. 안주로 시킨 돼지김치찌개도 한 숟갈 맛보면 "여기 소주 한 병이요"를 저절로 외치게 될 정도다. 회식을 하거나 지인들과 저녁 식사를 할 땐 '한돈일가'를 강추(강력추천)한다.
민경석기자

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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