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부족한 탓에 대학병원은 경증환자를 2차 병원으로 전원
2차 병원들은 의료대란을 우려하며 안타까워해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해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지 사흘째인 22일 대구 남구 한 대학병원에서 응급환자 이송 센터 직원들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1일 오후 10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 9천27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
대구지역 경증 환자들이 2차 의료기관(병원급)으로 옮겨가고 있다. 전공의들의 업무 중단으로 대학병원 등 상급 종합병원에서 진료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2차 병원들은 당분간은 버틸 수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 할 경우 밀려드는 환자를 수용하는 건 불가능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22일 대구 의료계에 따르면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500병상 이상)인 경북대병원과 영남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대구 파티마병원이 지난 19일부터 경증 환자 등을 가능하면 2차 의료기관으로 보내고 있다.
수련병원의 필수 인력인 전공의들이 대다수 병원을 떠남에 따라 입원 환자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22일에도 경북대병원 등 대학병원 앞에는 다른 병원으로 옮겨가는 환자들의 줄이 이어졌다. 이 때문에 일부 2차 병원에서는 입원실이 포화 상태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구 한 종합병원은 20일부터 응급환자가 크게 늘었다. 이 병원 관계자는 "평소보다 환자들이 몰리면서 근무 교대 시간이 겹친 간호사들은 2시간 이상 늦게 퇴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병원에는 21일에만 4명의 환자가 옮겨왔다. 병원 관계자는 "며칠간 대학병원에서 보내오는 환자들이 크게 늘었다"며 "지금은 환자 수용이 가능하지만, 더 몰리면 거절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달서구 한 종합병원도 대학병원에서 환자 이송을 요청하는 '전원 요청'이 평소보다 4~5건 더 늘었다. 병원 관계자는 "수·목요일은 환자가 많이 없는 편인데, 이번엔 상당수 있었다"며 "우리 병원은 1분 1초를 다투는 심혈관 질환을 주로 다뤄, 환자가 몰리면서 응급 수술에 지장이 있을까 우려된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곽병원 등도 평소보다 환자가 증가했다. 곽병원 관계자는 "20일 밤부터 응급실이 바쁘게 운영됐고, 이후에도 중증 응급환자 위주로 밀려들고 있다"며 "추후 환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병원에서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강승규
이윤호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