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록과 문집 등 기록 유산 토대
인물·문중·풍습 이야기 풀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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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국 지음/학이사/272쪽/1만7천원 |
우리 역사는 '왕조사'라는 씨줄과 '씨족사'라는 날줄로 엮여있다. 역사애호가이자 역사연구가인 이도국 작가는 역사의 한 축인 씨족의 중심, 종가를 '조선의 얼굴'이라고 본다. 왕조 멸망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번화한 한양과 그 인근에 거주하던 경화사족(京華士族)은 급격히 사라졌지만, 세거지 중심으로 농토를 넓히며 깊게 뿌리내린 영남 재지사족(在地士族)은 굳건히 살아남았다.
책에선 실록과 문집을 토대로 영남 지방의 인물·문중·역사·풍습 이야기를 풀어내며 씨족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한다. 이 책의 부제는 '영남좌도 인물 문중 풍습으로 보는 우리 역사'다. 여기서 '영남 좌도'는 낙동강 동쪽을 이르는 말로, 안동 영주·봉화·영양 등을 말한다. 책에선 영남 좌도의 인물을 중심으로 우리 역사 전반을 살펴본다. 영남 좌도에는 문집과 목판, 비문, 왕조실록과 내방가사 등 위대한 기록 유산을 한문, 이두, 언문, 한글로 기록한 이들이 있었다. 또 독립의 별이 된 두 여인인 남자현과 김락, 조선 왕조 으뜸 관리였던 영의정과 대제학, 제주에서 전설이 된 영남 목민관의 행적 등도 들여다본다.
저자는 영남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KB은행원으로 일했다. 조상의 삶을 깊이 있게 알기 위해 국내외 오지로 역사 현장을 찾아 탐구하면서 자연스럽게 여행작가, 역사연구가로 활동하게 됐다. 특히 마르티나 도이힐러가 쓴 우리 역사서 '조상의 눈 아래에서'를 읽고 그의 한국 제자로 자임하면서 조선 시대 씨족사회와 혼반에 대해 깊이 천착하게 됐다. 2020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3년 2개월간 영남일보에 '이도국의 영남좌도 역사산책'을 연재했으며, 현재 '뉴스로'의 역사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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