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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뉴스] 나이를 잊은 어르신 봉사단, 평균 연령 76세 방글방글 예술봉사단

2024-06-12
[동네뉴스] 나이를 잊은 어르신 봉사단, 평균 연령 76세 방글방글 예술봉사단
평균연령 70대인 방글방글 예술봉사단이 공연을 하고 있다.

돌봄을 받아야 할 어르신들이 오히려 예술 봉사활동으로 어르신들을 위문하고 있어 화제다. 방글방글 봉사단이다. 이 단체를 이끄는 김필생 회장은 만 85세. 그중 가장 젊어 보이는 오종순 총무도 73세다. 그 외 권정순(75)·김원순(81)·정말수(76)·문명리(77)·조복식(74) 권도섭(74)·손태분(73) 씨 등 모든 회원이 고령이다.

이들이 매월 마지막 주, 한 달에 한 번씩 봉사활동을 한다는 대구시 동구 신암동 궁전노인복지센터를 지난 5월 29일에 찾았다. 이미 무대를 중심으로 어르신 20여 명이 둥글게 줄지어 앉아 있고 봉사자들은 준비에 부산했다.

행사는 애절한 해금연주 '아리랑'으로 시작됐다. 관람하던 어르신들이 박수를 치기 시작하자 권정순 회원이 '울산 아리랑' '먼 데서 오신 손님'을 이어서 불렀다. 노란 한복을 입고 웃음 띤 얼굴로 노래하는 권정순 회원의 모습에서 75세의 나이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동네뉴스] 나이를 잊은 어르신 봉사단, 평균 연령 76세 방글방글 예술봉사단
권정순(75)회원이 얼굴 가득 웃음을 띤 채 어르신들에게 노래를 불러 주고 있다.


뒤에서 한사람이 휴대전화기를 들고 있었는데 그곳에다 반주 음악을 저장해 놓고 스피커를 통해 증폭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한참 음악이 나오다가 뚝 끊겨 버렸다. 웬일인가 싶어 돌아보니 전화를 받고 있었다. 폭소가 터졌다.

이어 오종순 총무님의 구수한 입담, 지혜로운 삶의 이야기를 만담형식으로 듣기 쉽게 설명하자 어르신들의 박수가 터졌다. 그리고는 하모니카를 구성지게 불어 흥을 돋운다. 1인 2역을 하는 셈이다. '울고 넘는 박달재'가 하모니카를 통해 흘러나오니 한 사람 두 사람 따라부르던 것이 곧 합창이 됐다. 춤도 췄다. 회원들이 다 함께 나와서 소고를 우렁차게 친다.

[동네뉴스] 나이를 잊은 어르신 봉사단, 평균 연령 76세 방글방글 예술봉사단
오종순 총무가 어르신들에게 구수한 만담을 들려주고 있다


다음은 모두 다 함께 장구를 들고 나와서 민요를 합창한다. 최고령자인 김필생 회장이 장구를 지도하였다고 한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던 궁전노인복지센터에 흥겨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한 시간의 공연이 끝나자 회원들이 모두 나와 인사를 했다. 세련된 공연은 아니었지만 열정은 뜨거웠다.

[동네뉴스] 나이를 잊은 어르신 봉사단, 평균 연령 76세 방글방글 예술봉사단
회원들이 단체로 나와서 장구와 함께 민요를 불러 어르신들을 위로하고 있다.


오종순 총무는 "이웃 주민들이 시끄러울까 봐 한적한 우리 집에 매일 모여서 연습하고 봉사활동을 한다"고 한다.

고령에다 자부담으로 하는 봉사활동.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2018년부터 했다는 그들의 노력은 지혜로운 노년의 삶을 보여준다.

글·사진=박태칠 시민기자palgongsan72@kakao.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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