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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사진의 원점 속 이야기

202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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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욱 (경일대 사진영상학부교수·예술가)

영국에서 생계와 학업 및 작가활동을 병행할 때 택시 운전을 하며 손님들께 많이 들었던 질문이다. "예술 작업을 하면 어디서 영감을 얻고 무엇을 표현하려 하세요?" 간단히 답하고 운전에 집중하고 싶었지만, 성격상 성실하게 답했다. "특정한 대상이나 주제를 정해 포착하길 원한다기보다 이야기나 의도를 먼저 전하려 합니다."

보통은 여기서 '아, 네' 하고 대화를 멈춘다. 그것이 내가 바라는 방향이다. 하지만 간혹 스무고개 하듯 질문을 이어 던지는 사람이 있다. "무슨 이야기요? 어떻게 사진으로 의도를 전달하나요?" 그제야 나는 상대의 눈동자를 바라보고 질문자가 진심이 있는 경우에만 이어 답변한다. "저에게 사진작업은 작가가 이야기를 풀어내는 하나의 방식이자 도구입니다. 예술 사진가는 본인이 하려는 이야기와 호기심을 연결해 관람자에게 전달하는 사람입니다."

'어디서부터 이런 생각이 시작됐는가?'라고 회상하면 서울에서 전국 팔도를 쏘다니던 유년기로 되돌아간다. 나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로부터 첫 필름카메라를 선물 받고 촬영을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직장인이었고 전형적인 주말 아마추어 촬영자였다.

당시 전국을 다니며 촬영했고 그중에는 지금은 사라진 강원도 폐광이나 오래된 마을들이 있었다. 좋은 장비로 멋진 풍경을 찾아다니는 아버지 옆 조수석에 앉아 종이 지도를 봐주며 차에서 숙박 후 새벽 일출과 노을을 찍었던 기억이 난다. 어린 마음에 아버지가 찍는 풍경들을 따라 찍었지만 차 안에서 불편하게 자는 일정도, 일출을 기다리는 추운 겨울 아침도 어린 나는 조금은 버거웠다.

내게 사진을 찍는 현장이란 아름다운 일출도 아버지와의 즐거운 추억여행도 아닌, 그저 삶에서 꾸준히 수행하는 것, 규칙적인 일과가 되었다. 아마 그때부터였을까? 단순히 주어진 풍경이나 대상을 찍는 것이 아닌 내 사진에 이야기를 담고자 한 것이, 어릴 때부터 찍어온 것이 사진이라 고등학교에서도 사진반 반장을 맡았다. 2학년이 되자 더 이상 아버지와 단둘이 촬영을 갈 수 없을 정도로 방황하던 시절을 보냈는데, 여전히 사진촬영은 내가 규칙적으로 해야 할 어떤 수행 같았다. 군대에서 사진병으로 복무하고 전역 후에는 패션상업 사진 일도 잠시 했었지만 여전히 나는 내 이야기에 대한 갈망, 내 안의 단편적인 이야기와 유년의 감각을 집요하게 파고들고 싶은 마음, 즉 직감과 지식이 부딪히는 순간을 원했다.

앞으로 이어질 짧은 기고를 통해 예술사진 작품을 소개하고 국내외적으로 예술사진이 어떻게 보이고 통용되는지 그리고 우리 모두가 매일 사진을 찍는 지금, 예술가가 카메라를 잡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전하려 한다.

김신욱 〈경일대 사진영상학부교수·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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