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립극단·DIMF 공동제작 뮤지컬
객석과 거리 좁힌무대, 다양한 장르 음악 몰입감 높여
다소 긴 160분의 공연시간은 조절해야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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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열린 뮤지컬 '미싱링크' 첫 공연 커튼콜에서 출연진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
대구시립극단·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딤프)이 공동제작한 뮤지컬 '미싱링크'(3~7일)는 음악, 안무, 스토리, 앙상블 등 여러 면에서 잘 만든 뮤지컬의 특징을 고루 갖췄다. 창작 초연이고, 민간 제작사 대형 뮤지컬에 비해 적은 예산이 투입된 점을 고려하면 완성도가 높아 재공연도 기대됐다.
지난 3일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선보인 첫 공연에선 의외로 '이야기'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특히 '필트다운인 사건'이라는 생소한 소재지만, 이야기 전개가 설득력이 있었다. 작품에선 진실보다는 자신들이 믿고 싶어 하는 이야기에만 귀 기울이는 세태를 풍자한다. 론 몰튼 하워드가 인류 진화 과정의 화석이라고 주장한 가짜 화석인 '필트다운인', 존 허스트가 내세운 가짜 화석 '켄터키인'은 마치 데칼코마니처럼 겹쳐진다.
극 중 주·조연 캐릭터 표현도 전형적이지 않아 흥미로웠다. 남자 주인공인 존 허스트와 여주인공인 존 허스트의 여동생 베키 허스트의 비중이 적절하게 배분됐다. 론 몰튼 하워드는 존 허스트의 연구를 가로채 자기 것으로 만드는데, 그런 그의 행동은 단순히 비난할 수만은 없게 그려진다.
존 허스트를 연기한 조환지는 제13회 DIMF 공식초청작 '블루레인'에서 보여준 강렬한 연기에 이어 한층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 베키 허스트 역을 맡은 시립극단 단원 김채이는 단단한 목소리와 연기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주·조역으로 참여한 하워드 역의 김명일, 게리 프랭클린 역의 최우정 등 다른 시립극단 단원들도 이전 시립극단 제작 뮤지컬에서 보여준 역량을 넘어선 연기, 노래를 선보였다. 시립극단 인턴 단원과 지역에서 활동 중인 뮤지컬 배우가 다수 참여한 앙상블도 연습량이 상당했다는 게 느껴졌다.
무대는 오케스트라 피트 석까지 활용해 객석과의 거리를 좁혔다. 무대 장치가 많지 않음에도 여러 장면에서 다양하게 활용한 점도 눈에 띄었다. 안무도 역동적인 동선과 동작으로 구성해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무대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음악은 장면 전환과 함께 재즈, 스윙 등 다양한 장르를 자유롭게 오가며 진행돼 몰입도를 높였다.
지루하진 않았지만, 공연 시간이 약 160분 정도로 길어 불필요한 장면은 줄일 필요가 있어 보였다. 어떤 이유에서 인지 몇몇 장면에서 배우들의 대사나 노래가 잘 들리지 않는 점은 아쉬웠다.
이번 공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미싱링크'는 배우, 연출가, 안무가, 음악감독, 스태프 등 각자 어떻게 역할을 했는지가 분명하게 드러난 작품이라는 점이다. 각자 역할을 존중하고,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때 그 결과물이 좋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사례였다.
글·사진=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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