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근대골목·근대 인물을 꽃·나무 활용해 전달
관광·지역 상품을 접목한 로컬 크리에이터로 활동
이예지 대표 "로컬 자원 잘 활용하면 유니크함 전달"
이예지 로지의 공원 대표가 9일 대구 중구 로지의 공원 매장에서 꽃다발을 만들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
대구 중구 대봉동에 위치한 꽃가게 '로지의 공원' 대표 이예지씨는 지역을 대표하는 로컬 크리에이터 중 한 명이다. 지난 9일 오전 로지의 공원에서 만난 이 대표는 북구 칠성동 꽃 백화점에서 사온 꽃으로 다발을 만들고 있었다. 이 대표는 주로 대구에서 생산된 꽃들만 취급한다. 신선함이 생명이기에 다른 꽃집 사정도 비슷하다. 다만, 이 대표는 중구 문화해설사로 활동하면서 대구관광 홍보에 지역 식물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관광과 지역 상품을 접목한 로컬 크리에이터인 셈이다.
이 대표가 곧바로 로컬 크리에이터가 된 것은 아니다. 2019년 문화예술 관련 회사를 다니면서 대구에 정착했고, 자신만의 사업을 준비해 2022년 말 꽃집을 열었다. 지역 문화에 대한 사랑과 애착이 점차 커진 그는 같은 해 중구 문화해설사까지 도전하게 됐다. 이 대표는 대구 근대 골목과 근대 인물들에 관련한 이야기를 꽃, 나무 등 식물을 활용해 전달하면서 관광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 대표는 "1890년대 초 미국 선교사들이 대구에 선교 활동을 하러 오면서 사과나무 세 그루를 처음으로 청라언덕에 심어놓았다는 설명을 하면서 사과와 비슷하게 생긴 열매를 꽃바구니에 꽂거나 만들 수 있는 활동을 했는데 반응이 뜨거웠다"며 "관광객들이 지역의 흥미로운 사실을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접할 때 로컬 크리에이터로서 굉장히 보람 차다"고 미소를 지었다.
관광객의 반응만큼 그의 '지역 사랑'도 더욱 커지고 있다. 그는 미래 창업자들에게도 지역의 자산을 활용한 사업을 적극 추천했다. 로컬 콘텐츠의 가치에 더해 지역 소상공인으로서 정체성 확립에도 도움을 준다고 설명한다.
이 대표는 "로컬 자원이 지역에 한정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잘 활용한다면 소비자들에게 독특함, 유니크함을 전달할 수 있고, 공급자로서의 시각도 넓어질 수 있다"며 "과거 근대문화예술이 꽃 피었던 대구에서 또 다른 이야기 꽃을 피우며 로컬 문화 콘텐츠를 전개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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