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가 지역을 바꾼다] 대구시·경북도, 로컬 크리에이터 육성 사업에 심혈
지역 고용창출 등 경제적 효과에 사회 활성화 기여
'로컬 경제운동' 미국 포틀랜드, 세계적 브랜드 많아
지난달 21~23일 경주에서 열린 2024 로컬브랜드페어의 한 컨퍼런스에서 초청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경주화백컨벤션센터 제공> |
수도권 일극 체제에 맞서 '로컬의 가치'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가치는 곧 경쟁력이다. 얼마나 다양하고, 특색있는 가치를 지니느냐에 따라 국가의 흥망성쇠가 좌우되기도 한다. 지역 간 경쟁도 마찬가지다. ☞4·5면에 시리즈
기존의 가치에 더해 새롭고 독특한 가치를 불어넣는 일은 만만치 않지만, 가야 할 길이다. 특히 인구소멸, 지방소멸의 위기에 처한 비수도권 입장에선 로컬의 가치를 재조명할 수밖에 없다. 실제 개인이나 소규모 단체가 지역 자연환경과 유·무형 자산에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접목하거나 젊은 감각을 덧입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낸 사례가 많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로컬의 가치 창출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인재 키우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바로 '로컬 크리에이터' 육성 사업이다.
로컬 크리에이터는 '지역 가치 창업가'라는 의미다. 지역의 자산을 소재로 창의성과 혁신을 통해 사업적 가치를 창출해내는 크리에이터다. '골목길 경제학자'로 유명한 모종린 연세대 교수는 "골목 상권 등 지역 시장에서 지역자원, 문화, 커뮤니티를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소상공인"이라고 정의했다.
정부가 지원하는 로컬 크리에이터 활동 분야는 크게 7가지다. △지역가치 △로컬푸드 △지역기반 제조 △지역 특화관광 △거점 브랜드 △디지털 문화체험 △자연 친화 활동이다.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영역이다.
로컬 크리에이터 활동의 효과는 크다. 지역 고용 창출 등 경제적 효과는 물론, 관광객 유치 등 사회 전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가 '로컬 컨텐츠 생태계'가 구축되면 시너지는 더욱 증폭된다. 지역 경쟁력이 더 공고해지는 것이다. 로컬의 가치가 지방 소멸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는 배경이다.
경주의 황리단길은 대표적인 로컬 컨텐츠 생태계로 볼 수 있다. 또 부산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전통주와 수제 맥주, 제주 과수원과 도시민을 연결하는 멤버십 서비스, 전국 대표 '차박' 성지로 성장한 평창의 산너미목장도 '지역 가치 사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로컬의 가치 발굴은 국내뿐아니라 해외에서도 적극적이다. 미국 포틀랜드의 경우 세계의 '로컬 경제 운동'을 주도한 도시다. 지역만의 독특한 문화와 가치를 반영한 다양한 브랜드가 탄생했고, 지금도 사랑받고 있다. 펜들턴 모직, 파월스 시티 오브 북스, 스텀프타운 커피 로스트 등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메이드 인 포틀랜드' 브랜드다.
전창록 영주비전경제연구원장(대구대 초빙교수)은 "과거엔 도시 매력을 키우기 위해 공공기관, 건물 유치를 했지만, 이제는 작은 실험(로컬 컨텐츠)을 통해 검증된 것을 확대, 재생산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로컬 크리에이터를 키워 지역의 매력을 발굴하고 거기에 새로운 가치를 입히게끔 유도해야 한다" 강조했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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