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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100년, 통합 대구경북] 해외 메가시티 추진 사례··· 英 맨체스터, 신산업으로 체질 바꾸고 인구유출 문제도 해결

2024-07-30

북부권 10개 도시 자발적 연합

英 최초 광역지방정부 기구로

佛 도시경쟁력 약화 해결 위해

4단계 그랑파리 프로젝트 추진

日 중서부권 광역연합 진행 중

中 베이징·텐진·허베이 '하나로'

[새로운 100년, 통합 대구경북] 해외 메가시티 추진 사례··· 英 맨체스터, 신산업으로 체질 바꾸고 인구유출 문제도 해결
영국 맨체스터시 〈게티이미지뱅크〉그래픽=장수현기자 jsh10623@yeongnam.com
일본 경제평론가 오마에 겐이치는 그의 저서 '국가의 종말'에서 국경 없는 글로벌 경제시대에서는 '기존 국가(nation states)' 대신 '비지니스 중심의 지역 국가(regional state)'가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지역국가가 세계 경제를 조직화하는 새로운 경제적 단위로 부상한다는 것이다. 그의 예상은 오늘날 글로벌 메가시티 경쟁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대도시가 메가시티가 되기 위해 외곽 도시들을 추가로 편입하는 것은 세계적인 트렌드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초광역 협력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해외의 광역연합체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중앙정부가 제도적 틀을 만들어 파트너십을 발휘해야만 지속 가능한 지역 연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간사이(일본), 맨체스터(영국), 슈투트가르트(독일)처럼 각 나라에서 비수도권 핵심부를 맡던 2~3위 도시들이 메가시티 광역권을 만드는 데 더욱 열심이다. 수도권 집중이 심해지면서 떨어진 도시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다.

◆영국의 연합지방정부

영국은 1980년대 중반부터 연합지방정부라는 제도를 도입했다. 두 개 이상의 지방정부 요청이 있으면 지방자치단체 연합기구가 설립돼 법적 지위를 갖는다. 기존 행정구역 단위에서 해결이 어려운 경제, 토지, 주택, 고용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이다.

광역맨체스터연합기구(GMCA)는 맨체스터·솔퍼드·볼턴 등 10개 자치단체가 연합해 2011년 출범한 법적 기구다. GMCA 집행부는 10개 자치단체 의회에서 선출된 의원 10명과 주민 직선 시장 1명으로 구성된다. 독자 행정기관장이 있는 만큼 GMCA를 비롯한 영국 지자체 연합기구(CA)는 조세 결정권한까지 있다.

시장은 경찰·범죄를 담당하는 부시장을 임명할 수 있고 내각제 형태의 연합기구 각료 자격으로 정부의 보조금 확보, 교통 계획 수립, 경찰 및 치안 업무, 주택 및 도시계획 등의 업무를 관장한다. GMCA는 설립 후 중앙정부와의 분권 협상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권한을 이양받고 있다. 교통, 경제 개발·재생·주거, 전략적 공간 계획, 교육·기술 및 훈련, 경찰, 소방 및 구조, 공공보건, 폐기물 등의 사무를 위임 받은 상태다.

산업혁명 성지였지만 제조업 쇠퇴로 위기를 겪은 맨체스터가 2011년 이후 영국 2대 도시로 당당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디어·신소재·생명과학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으로 체질 전환에 성공해 고질적인 인구 유출 문제도 풀어냈다. 그 배경에는 맨체스터와 샐퍼드를 비롯한 북부권역 10개 도시가 자발적으로 모여 영국 최초의 광역 지방정부 연합기구를 2011년 설립한 것이 주효했다.

◆프랑스의 그랑파리 메트로폴

프랑스는 1964년부터 105㎢로 한정돼 왔던 파리의 공간 한계와 이로 인한 도시 경쟁력 약화를 해결하기 위해 '그랑파리'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파리의 영향권을 영·불해협으로 확대하고 유럽경제의 허브로 자리매김하는게 목표다.

'그랑파리'로 대표되는 프랑스의 행정통합은 크게 4단계로 나눠 진행돼 왔다. 1단계(1982~2002년)에서는 중앙 권한의 지방이양 확대와 국가 통제권 폐지에 중점을 뒀다. 1982년 신지방분권법 제정과 이듬해 코뮌-도(데파르트망)-지역(레지옹)-국가 간 기능배분 관련 법을 제정했다. 또 지방공무원 신분 관련 법(1984), 지방분권 개선에 관한 법(1988), 공화국 지방행정 개편 관련 법(1992)도 만들어졌다.

2003~2009년 진행된 2단계에서는 헌법개정을 통해 행정체계의 간소화를, 2015년부터 3년간 재정체계 개편 및 지역정부 통폐합이라는 3단계가 진행됐다.

4단계(2015~2017년) 역시 지역정부 통폐합을 진행하면서 지역균형발전도 병행했다. 지방정부를 주요 도시에 편입시키는 '메트로폴' 설치 관련 법령을 제정했고, 2016년 '그랑파리 메트로폴'을 구성했다. 그랑파리 메트로폴 구역 내에는 프랑스 전체 인구의 20%인 700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면적도 파리의 8배인 800㎢ 규모다.

메트로폴의 설립과 함께 2020년 지방선거에서 의원 209명으로 구성되는 의회도 설립했다. 자체 재원에 의한 실질적인 집행 권한도 부여했다. 이같은 행정통합을 통해 프랑스는 22개이던 레지옹을 13개로 감축하는 지역통합을 이뤘다.

◆日·中 등도 경쟁적으로 추진

일본 '간사이광역연합'은 중서부 간사이 지역의 자치단체 간 연합체다. 도쿄 인구집중 현상으로 일본 양대 권역인 간사이 지역의 경제적 지위가 쇠퇴하자, 지역 경제계가 지역 경제 부흥을 위해 지방분권개혁을 요구하면서 논의가 시작됐다.

2010년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간사이 지역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8개 광역지자체(교토·오사카부, 시가·효고·나라·와카야마·돗토리·도쿠시마현)와 인구 50만명 이상인 시 4곳(교토·오사카·사카이·고베)을 묶어 '간사이광역연합'을 만들었다. 수도인 도쿄에 견줄 만한 새로운 대도시권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간사이 광역연합의 인구는 2천35만명으로, 일본 전체 인구의 약 17%를 차지한다.

간사이광역연합은 12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선출된 39명의 의원이 광역연합의회에 속해 조례 제정 및 폐지, 예·결산 의결 등의 권한을 가진다. 간사이광역연합을 통해 두드러진 성과를 낸 분야는 의료·방재 분야다. 닥터헬기 운항의 비효율성을 줄이고,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하자 감염 방지 대책과 긴급 선언을 간사이광역연합이 동시에 진행했다. 또 '2025 간사이-오사카 엑스포'를 유치했다.

중국도 메가시티 추진을 통해 국가발전의 새로운 축을 마련했다. 2015년부터 수도 베이징과 인접 도시인 톈진·허베이를 묶어 하나의 메가시티로 개발하는 '징진지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베이징과 톈진의 성장 동력을 주변으로 분산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허베이성의 발전을 이끄는 지역균형발전 전략으로 추진됐다.

이를 통해 징진지 지역의 경제력은 급성장했다. 2022년 GDP 총량은 10조위안에 달했으며, 이 중 베이징과 허베이 총GDP는 4조2천억위안, 톈진 총 GDP는 1조6천억위안을 기록했다.

경북연구원 류형철 박사는 "간사이광역연합은 2005년부터 논의를 시작해 2010년 결성하는 등 장시간에 걸쳐 진행됐다"며 "수년간의 연구과정과 논의를 토대로 메가시티의 역할과 조직구성 등에 대한 논의를 거쳐온 만큼 우리나라 지역연합도 이 같은 합의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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