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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 시즌 Ⅱ-유럽에서 길을 찾다] <10·끝> 마을은 박물관 이상 가치 갖는 곳

2024-09-23 20:20

박승희 대구경북학회 회장 인터뷰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 시즌 Ⅱ-유럽에서 길을 찾다]  마을은 박물관 이상 가치 갖는 곳
지난달 29일 박승희 대구경북학회 회장이 '지붕 없는 마을 박물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 시즌 Ⅱ-유럽에서 길을 찾다]  마을은 박물관 이상 가치 갖는 곳
경북 상주시 사벌국면 퇴강리 마을에 세워진 낙동강 칠백리 비석. 경북에는 유무형(有無形)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다양해 '지붕 없는 마을 박물관'을 만들기에 좋다.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 시즌 Ⅱ-유럽에서 길을 찾다]  마을은 박물관 이상 가치 갖는 곳
경북 마을의 자연을 활용한다면 '언제나 가보고 싶은' 복합적인 문화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 사진은 경북 안동시과 봉화군의 경계에 있는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 마을.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 시즌 Ⅱ-유럽에서 길을 찾다]  마을은 박물관 이상 가치 갖는 곳
유럽은 에코뮤지엄, 야외 박물관 등을 조성하는 운동이 활성화되어 있다. 독일 뮌헨은 농촌의 매력을 증폭시켜 '지붕 없는 마을 박물관'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 중이다.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 시즌 Ⅱ-유럽에서 길을 찾다]  마을은 박물관 이상 가치 갖는 곳
독일의 아우크스부르크지역에 위치한 푸거라이. 주민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한 지붕 없는 박물관의 대표적인 사례다.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 시즌 Ⅱ-유럽에서 길을 찾다]  마을은 박물관 이상 가치 갖는 곳
독일 그로스웨일지역에 있는 글렌틀리텐 야외 박물관은 주민 빠져나간 시골마을의 과거 삶과 거주·생활 양식을 보존, 기록하고 있다.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 시즌 Ⅱ-유럽에서 길을 찾다]  마을은 박물관 이상 가치 갖는 곳
프랑스 프렌 지역에 있는 프렌 문화유산 박물관은 유럽 에코 뮤지엄의 대표적인 사례다. '지역의 사람들'을 주제로한 다양한 전시가 열린다.
경북지역의 마을이 위기에 처했다. 고령화, 폐가 등으로 인해 빠르게 늘어나는 빈 공간, 빈곤화 등이 가속하면서 지속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붕 없는 마을 박물관'은 이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대응책의 하나로 제시됐다.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마을의 지속성을 높이고, 잃었던 활기를 되찾을 방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대구경북학회는 지붕 없는 마을 박물관에 대한 연구를 깊이 있게 해왔다. 지난달 29일 박승희 대구경북학회 회장(영남대 교수)을 만나 지붕 없는 마을 박물관이 가지는 의미와 가치, 앞으로의 사업 성공을 위한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지붕 없는 마을 박물관'에 대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관심이 많다. 지붕 없는 마을 박물관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
"지붕 없는 마을 박물관의 초점은 '마을'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마을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있다. 이에 마을이 가지는 매력을 공유하고, 마을의 가치를 유지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했다. '마을'은 박물관 이상의 가치를 가지는 곳이다. 그런 의미에서 마을을 살릴 방법의 하나로 지붕 없는 마을 박물관을 생각하게 됐다."


▶이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된 계기가 있을 텐데.
"유럽에서는 에코 뮤지엄, 야외 박물관을 조성하는 운동이 일찌감치 발생했고 활성화되어 있다. 에코 뮤지엄은 박물관 가치와 의미는 물론, 마을이 가지고 있는 자연경관, 환경도 중요하게 받아들였다. 즉 생명력 있는 박물관을 만들어 그것을 기반으로 한 마을 활성화 운동을 해보자는 게 시작이었다. 이런 에코 뮤지엄처럼 '공간이라는 개념 운동'을 바탕으로 지붕 없는 마을 박물관을 조사하고 연구하게 됐다."


▶지역 소멸 위기에 대한 대응책이 쏟아져 나왔으나 그 효과를 크게 발휘하지 못했다. 지붕 없는 마을 박물관이 가지는 강점이 있다면.
"지역 소멸에 대응하는 정책이 나오고 있지만, 마을 본연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사례들이 적지 않다. 일반적으로 마을이 가지는 부가가치를 놓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새로운 공장이나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특별한 카페를 지어 마을을 알리는 식이다. 이런 상황에서 마을 자체의 매력을 증폭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지붕 없는 박물관은 마을 본연의 매력을 알리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마을은 오랜 기간 많은 주민의 삶의 터전이 되어 왔던 만큼 생활문화가 많이 축적되어 있다. 또 다양한 공간에 유무형(有無形)의 문화가 숨 쉬고 있다. 이러한 부분을 제대로 살릴 수 있다는 게 지붕 없는 마을 박물관의 큰 강점이다. 또 마을의 공동체 문화를 공유하는 것도 특별한 매력이라 할 수 있다."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 시즌 Ⅱ-유럽에서 길을 찾다]  마을은 박물관 이상 가치 갖는 곳

▶지붕 없는 마을 박물관은 마을 주민 참여에 중점을 둔다. 마을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지붕 없는 마을 박물관은 주민 중심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주민들은 마을을 가장 잘 알고 있고, 문화적 매력도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물관 기획부터 주민들과 함께 호흡을 맞춰야 한다. 그들의 생각을 듣고 이를 적극 반영하는 방법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마을에 박물관이 들어갈 수 있다. 또 마을의 다양한 매력을 특별한 방법들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 일례로 주민들이 직접 방문객들을 만나 마을에 대한 해설을 하면 듣는 이들은 살아있는 해설을 접한다고 느낄 것이다. 결국, 지붕 없는 마을 박물관은 주민들과 함께 기획하고 고민하고 교육하고 상호 피드백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져야 한다."

 


▶지붕 없는 마을 박물관을 구성할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무엇인가.
"마을에 건물이나 시설을 일괄적으로 짓는 방식이 되어선 안 된다. 지붕 없는 마을 박물관은 마을 구석구석에서 마을 문화와 만날 수 있도록 구성되어야 한다. 추가적인 시설이 필요 없다. 마을에는 유휴 공간이 많다. 또 '지속성'도 고려해야 한다. 마을의 대중적인 매력 포인트를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 '언제나 가보고 싶은 곳' '색다르고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 등으로 거듭나기 위해 마을 전체를 복합적인 문화 공간으로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붕 없는 박물관은 해외에서 성공한 사례가 많다. 참고할 수 있는 해외 사례도 풍부할 듯 한데.
"일본의 '마을 곳곳 박물관'이 대표적이다. 그중 다테야마 에코 뮤지엄은 전쟁 유적 조사 연구를 시작으로 역사적 의미를 추적하고 조사했다. 조사 중 마을이 가지고 있는 특별함을 발견했고, 작은 지역만의 매력과 가치를 재발견했다. 또 마을 주민들은 지역에 있는 문인, 화가 등 예술가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다양한 교육 활동과 체험 활동 등도 마련했다. 이처럼 마을 주민들과 함께 노력한 결과 마을이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했고 영화 촬영지, 예술 작품의 배경 지역 등이 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이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역 사회의 관심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의 관심과 지지, 참여 만큼이나 지자체의 관심 여부도 중요하다. 지붕 없는 마을 박물관은 마을이 가지고 있는 문화·역사·환경 등 뛰어난 가치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그것을 기반으로 마을의 매력을 키워 나가는 사업이다. 대구경북지역에서 많은 사업들이 구체화하고 지붕 없는 마을 박물관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이 앞으로 더욱더 커졌으면 좋겠다."

글·사진=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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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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