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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시대, 대구산단은 지금 .4] '미래산업 대전환' 제3산단

2024-09-09

지역 로봇생태계 태동지…노후화 지우고 첨단 부품 이식

[혁신시대, 대구산단은 지금 .4] 미래산업 대전환 제3산단
사진 이현덕기자/그래픽 장수현기자
대구에서 가장 노후화된 산업집적지 중 하나인 제3산업단지가 '로봇산업'을 중심으로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로봇클러스터·스마트로봇 혁신지구 등 로봇산업에 많은 힘을 싣고 있다. 인근에 있던 영세 기계·금속 업체들이 로봇 부품을 만들며 업종 전환에 앞장서는 분위기다. 노후화된 산단 대개조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2009년 국내 산업단지 최초로 노후산단 재정비 우선사업지구로 선정됐다. 현재 도로 확장, 신천대로 진·출입로 공사 등 기반시설 1단계 공사가 한창이다. 현재 1단계 공정률은 49%다. 재생사업은 2026년 말까지 모두 마무리된다. 로봇산업의 중심지로 거듭나는 제3산단에 어울리는 단어는 이제 미래 지속성장 가능성이 보장된 '혁신산단'이다.

  기라성 같은 기업들의 흔적   

제3산단의 전신은 제3공업단지다. 흔히 3공단으로 불렀다. 그 전에 1공단과 2공단이 있었다. 대구역을 중심으로 1공단이 확장되면서 자연스레 분리돼 독자적으로 발전했다. 1공단은 서울 구로단지, 부산 사상단지와 함께 국내서 가장 오래된 산업집적지 중 하나였다. 대구산업이 팽창하면서 기존 1공단이 포화상태가 되자 확장작업이 추진됐다. 달성군 성서면(현 성서산업단지) 인근 2공단 계획이 당시 여건상 보류되면서, 제3차 공단조성 계획안이 마련됐다. 이후 노원동 3가 지역이 1965년 건설부로부터 공단으로 지정, 3년 뒤 조성된 것이 현재 제3산단의 효시다.

제3산단(3공단)지역을 거쳐 간 기업들의 면모를 보면 쟁쟁하다. 지금은 글로벌 차 부품기업으로 성장한 <주>에스엘은 3공단이 배출한 대표 기업 중 하나다. 전신인 <주>삼립자동차공업회사가 1971년 노원공장을 설립하며 3산단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대구 검단동과 경북 경산시에 주요 사업장이 있다.

   산단 대개조 2026년 완료   

국내 산단 첫 재정비 지구 선정
도로 넓히고 신천대로IC 개설
복합문화센터·스타트업타운 등
기업 지원·직원 복지시설도 속도


국내 대표 섬유기업이었던 <주>코오롱도 대구 제3산단에서 출발했다. 창업주 이원만 회장이 일본에서 사업을 시작해 1957년 대구에 한국나이롱<주>을 설립했다. 대기업으로 성장한 '코오롱'그룹의 사명은 한국나이롱(Korea Nylon)의 줄임말이다.

'참소주'로 유명한 주류 기업 <주>금복주와 자동차 도어모듈 부품 기업인 피에이치에이<주>(전 평화정공)도 이곳 3산단에서 기업활동을 영위했었다. 이후 이들 기업은 성서산단 등으로 이전했다. 삼천리자전거, 영남주물도 사업초창기 때 3산단과 인연이 있는 기업들이다.

이름값만 놓고 보면 현재 제3산단을 대표하는 기업들은 다소 지명도는 떨어진다. 대구 기업들의 사세가 커지면서 다른 지역으로 공장 이전이 많았다. 이후 후적지는 잘게 쪼개졌다. 영세 제조업체들이 그 자리에 들어오면서 슬럼화됐다. 그나마 1933년 문을 연 <주>풍국면이 아직 이곳을 지키며 대구면(국수)의 명맥을 잇고 있다. 금용기계<주>도 섬유기계에서 선박부품 쪽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며 아직 건재함을 과시한다.

홍종윤 제3산단관리공단 이사장(비에스지 대표)은 "대구 3산단은 산업 변화에 발맞춰 미래 지향적·혁신 산단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기술 혁신과 인력 양성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며 "젊은 2·3세대 경영인을 중심으로 신성장 동력 분야로의 진출을 모색하는 기업이 많아졌다. 첨단 소재·부품산업으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첨단산업단지로 재탄생   

제3산단은 올해로 준공된 지 56년째를 맞는다. 최근 이곳이 몰라보게 변하고 있다. 2009년 국내 산단 최초로 노후산단 재정비 우선사업지구로 선정됐다. 대구시는 국비를 확보해 2016년부터 산단 대개조 사업을 벌이고 있다. 도로 확장, 신천대로 IC 공사 등 기반시설 1단계 공사가 한창이다. 시는 2026년까지 산단 '리모델링'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제3산단의 한 입주업체 대표는 "산단 재생사업이 꽤 오래 걸리지만 일단 도로가 넓어지고 주변 경관이 아주 깔끔해졌다"며 "특히 가까운 거리에 신천대로 진·출입로가 개통될 예정이라 기대감이 크다"고 했다.

근로자를 위한 복지시설도 속속 구색을 갖춰가고 있다. 이미 제1지식산업센터가 들어서 있다. 총 690억원을 투입, 옛 삼영초등학교 부지에 혁신지원센터, 복합문화센터, 임대형지식산업센터, 그린스타트업타운을 조성 중이다. 2019년부터 추진된 이 사업은 지난해 1월 착공했고 내년 4월쯤 준공될 예정이다. 스마트주차장 건립 및 제3산단 벌마마을 개발사업을 통해 슬럼화된 주택지를 지원시설용지로 바꾼 뒤 분양할 예정이다.

조경동 대구시 산단진흥과장은 "노후 산단이다 보니 도로 폭이 좁고 주차공간이 부족하다. 이런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산단 재생 사업을 하고 있다"며 "복합혁신센터, 문화센터 등 기업 지원기능을 빨리 갖추고 제3산단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했다.

   3산단 미래 먹거리 '로봇'   

제3산단의 미래 먹거리산업을 손꼽으라면 단연 '로봇'이다. 오랫동안 기계·금속 등 뿌리산업 지역으로만 인식됐다. 하지만 이젠 산업용 협동로봇, 서비스 로봇 부품을 생산하는 미래첨단산단으로 산업 체질을 바꾸고 있다. 2011년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추진된 '로봇산업클러스터'가 로봇 중심지로 거듭나는 제3산단의 시초로 볼 수 있다. 2014년엔 국내 로봇 관련 정책을 관장하는 공공기관인 '한국로봇산업진흥원(KIRIA)'이 대구로 이전하면서 제3산단은 변모하기 시작했다.

   지역 리더기업의 산실   

국내 대표 에스엘·코오롱 배출
금복주·피에이치에이드 사업영위
현 입주자 2·3세대 경영인 중심
신성장 동력산업 분야 전환 활발


KIRIA 설립 당시 48곳에 불과했던 지역 내 로봇 기업 수는 지난해 말 기준 238곳까지 늘어났다. 대구기계부품연구원(DMI),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 등 연구·지원기관과 경북대 등 산·학·연 협력도 활발해졌다. 산업용 로봇 국내 1위 기업인 현대로보틱스도 2017년 대구로 본사를 이전했다. 국내 협동 로봇 분야 선두주자이자, 코스피 상장사인 두산로보틱스는 2022년 9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 영남권 남부지사를 오픈했다. 그해 6월엔 대구에 국내 최초로 협동로봇전문 컨택센터도 개소했다.

지난해 6월엔 세계 최초로 AI기반 자율주행 서빙로봇을 개발한 '베어로보틱스(실리콘밸리 소재)'가 대구테크노폴리스에 연구제조설비(테크센터·683억원) 건립을 확정지었다. 대구 달성군에는 국책사업으로 국가 로봇테스트필드가 조성된다. 대구 전역으로 로봇산업망이 확장되는 추세다. 로봇 핵심부품을 생산·공급할 제3산단의 입주기업들에겐 확실한 기회의 장이 열린 셈이다. 

윤정혜·이동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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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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