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불참에 대정부질문 파행…與 "야당 승인" 野 "국회 능멸"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예정된 외교·통일·안보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불출석한 것을 두고 여야의 팽팽한 기 싸움이 발생했다. 이날 오후 2시에 시작하려던 대정부질문은 오후 7시로 연기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두 장관이 지난 9일 서울에서 개막한 '2024 인공지능(AI)의 책임 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회의'(REAIM 고위급회의) 참석 등을 이유로 차관이 대리 출석하겠다는 사유서를 제출했으며, 이미 여야 원내대표 승인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정당한 불출석 사유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에게 "대정부질문 국무위원 출석 여부는 일찍이 본회의를 통해 결정했다.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때는 양당 교섭단체의 승인, 동의를 받아 불출석하게 된다"며 "국제행사로 불가피하게 참석하기 어렵게 됐다고 알고 있고 양당과 국회의장 허가를 얻어 불참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원내행정국은 "외교부는 8월30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 국무위원 대리출석 양해 요청을 했다"며 "민주당은 9월 3일 국무위원 대리출석 양해 확인서에 원내대표 직인을 찍어 양해 확인서를 외교부 측에 전달했다"고 공지했다. 국민의힘은 국방부 역시 지난 5일 국무위원 대리출석 양해 상황을 여야에 전달했고, 9일 양당 원내대표가 직인을 찍었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두 장관이 불출석 사유로 밝힌 대외 일정 참석은 국회 출석을 피하려는 핑계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행사는) 기념 촬영, 주제 발표, 토론과 만찬 등이 중심이고 장관 참석이 필수적인 양자 회동 등은 늦은 시간에 진행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대정부질문 질문자로 예정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도 성명을 통해 "외교부·국방부 장관 없이 외교·통일·안보에 관한 대정부질문을 하라는 것은 국회 능멸"이라고 반발했다.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우원식 국회의장을 찾아가 두 장관이 대정부질문에 출석하도록 요구해달라고 요청했다.

야당 간사인 김영배 의원은 "오늘 밤 12시가 돼도 좋다"며 "외교·국방 장관을 반드시 출석시켜달라고 국회의장께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박 원내대표도 (양해 확인서에 원내대표 직인이 찍힌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 추 원내대표와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의논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