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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경아<시인·경영학 박사> |
뉴욕 외곽의 한 고등학교에는 BTS 강의를 하는 한국인 선생님이 계신다. 미국 학교의 자유로운 분위기와는 달리, 수업 중에 물을 마시러 나간다거나 책상에 엎드려 졸거나 하는 학생이 단 한 명도 없다고 한다. UC 버클리에서도 BTS의 리더십에 대한 2학점짜리 강좌가 개설되어 그들의 역사와 예술성, 그리고 철학에 대해 논의했다. 강의실은 수강학생으로 가득 찼다고 하는데 이는 시대의 가치와 의미가 새롭게 조명되는 사례가 아닐까.
"얌마, 니 꿈은 뭐니?"라는 반복적인 질문으로 청년들의 일상을 낯설게 만들어버린 그들.
"No More Dream"은 아주 특별했고, 소위 '인지빨' 없는 비주류 소년 일곱 명이 세상과 소통을 시작했다. 소외된 꿈의 여정을 응원했던 것이다. "Butter"는 버터처럼 부드럽게 스며들어 너를 사로잡겠다는 귀여운 고백으로 끝나지 않는다. 세상은 긍정의 힘으로 충분히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이처럼, BTS는 젊은 세대의 고민과 감정을 진솔하게 그려낸다, 함께 성장하고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는 팀워크에 동조하게 한다.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수어를 사용한 안무를 선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노력은 차별 없는 공연을 위한 세심한 배려이다.
'Love Yourself' 월드 투어 런던공연 중, 다리부상을 입은 정국이 무대서 주춤하며 눈물을 흘리자, 그의 팬들이 더 많이 흐느꼈다.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일은 손바닥이 넓어 모두를 잘 감싸는 목백합나무 잎사귀 같은 것이다. 아주 아주 단단한 브리슬콘 소나무 같은 것이다.
문화의 차이와 언어 소통의 부재는 그들에게 자주 번거로울 것이다. 현지 스타들과의 경쟁으로 늘 긴장 상태에 놓이게 되고, 그 틀에 맞추기 위해 자신들의 색채를 조금씩 잃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음 스텝에 대한 불안감으로 잠 못 들고 뒤척이는 밤은 또 얼마나 많을까.
그런 그들이 셰익스피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인간 본연을 읽어내고 갈등의 해소에 대해 생각한다. 그들의 철학은 니체의 '초인'에 닿아 있어 자신만의 가치를 창조하는 인간이 되고자 한다. 그러면서 으스대지 않는다. 자선 활동에도 열정적이다. 그러나 질풍노도의 시기에 맞닥뜨린 그들이 늘 모범일 수는 없다. 언제나 히어로로 남을 수만은 없는 것이다. 실수하고 후회하고 반성하는 과정을 겪는다. 그럼에도 이 녹록하지 않은 반복이 불리한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그들은 청춘이다. 청춘은 요구되는 무엇에 보답해야 하고 무엇을 반드시 가지게 하는 보루이니까. 아름답고도 아픈 역설이니까. 어지간히 힘들고 슬픈 것이니까.
우리는 꿈에 대해 편중된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보여주고 싶지 않은 꿈에 대해서도 자유로워져야 할 것이다. "No More Dream"이 들썩이지 않는가. 고경아<시인·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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