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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환경보호도 트렌드인가요

2024-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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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민<트래덜반 대표·안무가>

빨갛고 노란 단풍, 탐스럽게 주렁주렁 열린 감나무 그림의 한가위 이미지는 잘못되었다. 유례없는 추석 폭염에 경악했다. 폭염특보, 기상관측 이래 가장 늦은 열대야. 친환경 시대가 아닌 필(必) 환경 시대가 도래했다. 환경보호는 꼭 실천해야 하는 생존의 문제가 되었다.

필자는 엠제코 세대(MZ+ECO, 기후 위기와 환경보호를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MZ세대를 이르는 신조어)이다. 인도 리시케시에서 가족처럼 동고동락하며 현지인 친구들의 삶에 스며들었던 것이 생명과 환경 인식을 제고하는 계기였다. 기후 가열화로 히말라야산맥에서 빙하가 떨어져 댐이 터지면서 그 지역에 홍수와 인명피해가 발생한 소식을 전해 듣고는 지속가능성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3년 전, 친환경 열풍이 불던 때가 있었다. 유행의 민족을 겨냥한 기업들은 '친환경'을 내세운 제품을 앞다투어 출시했다. 의류, 화장품, 베이커리, 심지어 삼각김밥까지. 내심 반가웠다. 이미지 상쇄를 위한 상술과 그린 워싱의 실체를 알기 전까지 말이다.

기업 로고를 크게 박은 에코백을 대량생산해서 사은품으로 증정하는 것을 보고 기함한 적이 있다. 스타벅스는 플라스틱 리유저블컵 무료 증정 이벤트를 하더라. 에코백이 에코(eco)하려면, 비닐봉지와 비교해 최소 131번 사용해야 환경보호 효과가 있다고 한다. 텀블러도 마찬가지. 플라스틱 컵을 대신해 2년 이상 꾸준히 써야 온실가스 배출량을 33.5배가량 감축시킬 수 있다. 트렌드 앞에서도 정말 나에게 필요한 물건인지 돌아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친(親)환경 하려다 되레 반(反) 환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술도 일회용 투성이었다. 무대 위의 조명이 꺼지면 사라지는 무형의 예술도, 일회성 세트와 의상도 그랬다. 회의감이 들었다. 현재를 살아가는 예술가로서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방법을 찾아 움직여야 했다. 극장 전력 소비량 감축에 일조하고자 최소한의 조명 사용과 마이크 없는 라이브 연주를 시도했다. 숲에서 직접 구해온 나무와 메밀껍질을 이용해 소품을 제작했다. 크기가 작아 분류장에서 소각되는 작은 플라스틱을 모아 사운드적인 요소로 활용했다. 세컨드 핸즈숍 노모뉴와 함께 쓰임을 다한 것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업사이클링과 리사이클링 의상 제작을 실현했다. 느리지만 꾸준히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는 작업을 행하고 있다.

유행의 민족을 이끄는 트렌드 세터가 아닌 하고 싶은 말을 놓치지 않는 똑똑한 MZ가 될 필요가 있다. 필자는 푸른 지구에 존재하는 하나의 생명체로서 공존하며 '살고 싶다.' 기온이 뚝 떨어진 오늘, 몸 싣고 있는 KTX 객실 내부에는 에어컨이 빵빵하게 가동되고 있다.
이선민<트래덜반 대표·안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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