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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예술을 사색하는 2030

2024-10-28

[문화산책] 예술을 사색하는 2030
우정임 (동원화랑 큐레이터·미술작가)

미술관과 갤러리가 2030 세대의 인기 데이트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디지털 과부하로 공허함을 느낀 현대인들이 정신적 위안을 찾아 '예술'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심리적 압박을 느끼는 이들에게 예술은 단순한 감상 이상의 의미다. 필자도 불안과 스트레스를 느낄 때 예술에 의지하는데, 전시장에서 작품을 감상하며 마음의 안식을 얻곤 한다. 이렇듯 예술은 복잡한 현실을 잊게 하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도록 돕는다.

한국은 기술 발전과 경제성장을 통해 OECD 국가 중 GDP 10위에 오를 만큼 물질적으로 풍요롭지만 행복지수는 낮다. 반면, 유럽 국가들은 경제적 풍요와 더불어 행복지수도 높다. 그 차이는 어디서 비롯될까? 필자는 그 이유가 이들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예술에 있다고 본다.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에서는 거리 곳곳에는 고전 예술품과 조각품들이 삶과 함께 어우러져 자연스럽게 역사를 느낄 수 있고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예술이 일상에 잘 스며들어 있다. 예술은 단순한 감상의 대상에 그치지 않고 미술, 음악, 연극, 영화 등 다양한 형태로 감정과 생각을 전달하며 사람들과 소통하고 삶에 깊이를 더해준다. 이렇듯 예술은 스트레스와 피로에 지친 사람들을 예술을 통해 내면의 균형을 되찾을 수 있게 하고 사회적 이슈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발견할 수 있게도 한다.

다행히 국내에서도 예술을 경험할 공간이 늘어나면서 젊은이들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다.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은 최근 5년간 2030 세대 방문객이 약 65% 증가했고, 주요 국공립 및 사립미술관에서도 젊은 세대의 방문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사진 찍기 좋아하고 지적인 체험을 하길 원하는 이들에게 '입장료 무료'가 부담이 없고, BTS RM 등 연예인의 미술관 방문과 젊은 컬렉터의 등장도 큰 영향력을 미친다"고 언급했다. 최근 문을 연 대구간송미술관에도 BTS의 RM이 방문해 장안의 화제가 되었다.

개관전은 국보·보물을 통해 전통예술의 가치를 보여주는 전시로, 국보 제70호 '훈민정음해례본'과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를 선보이고 있다. 관람객에게 사유하고 느낄 수 있는 전시로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들까지 제공해 인기를 끌고 있다.

필자는 전시장을 방문하거나 미술 강의를 들을 때마다 점점 더 많은 2030세대들이 예술을 가까이 하는 모습을 보며 흐뭇함을 느낀다. 예술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삶을 깊고 풍요롭게 만드는 중요한 존재다. 사람들이 끊임없이 예술과 연결되어 삶의 중심에 두고 꾸준한 관심을 가진다면 우리 사회도 더 행복하고 풍요로워질 것이라 믿는다.

우정임<동원화랑 큐레이터·미술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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