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외 한덕수 국무총리,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 상설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
국민의힘 의원들, 야당의 일방적 법안 처리에 반대해 회의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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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등의 내란 혐의를 규명할 상설특검 수사요구안 등을 심사ㆍ의결하기 위해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 등의 비상계엄 관련 내란 혐의를 밝힐 상설특검 수사요구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이 법안은 10일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될 예정이다. 본회의에서 가결되면 즉시 가동되고 대통령은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
법사위는 9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내란 행위 상설특검법안'을 야당 주도로 가결했다.
민주당은 상설특검 수사 대상으로 윤 대통령 외에 한덕수 국무총리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도 포함했다. 기존 수사 요구안에는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이 수사 대상에 명시돼 있었다.
민주당은 사건의 사실관계가 명확하다며 '의혹 사건' 대신 '범죄 혐의 사건'으로 용어도 수정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야당의 일방적인 법안 처리에 반대해 회의에 불참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당일 아침에 법안을 발의하고 숙려기간 없이 중대한 법안을 바로 상정하는 일방통행식 운영을 묵과할 수 없어 토론을 거부했다"며 "협치 정신을 무시하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앞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 표결에 참여해 기권 의사를 나타냈으나, 같은 당 추경호 원내대표가 수사 대상에 포함되자 반대표를 던졌다.
민주당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회의 도중 걸그룹 소녀시대의 노래 '다시 만난 세계'를 틀며 비상계엄 사건 수사권을 둘러싼 수사 기관들의 경쟁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 노래는 윤 대통령 퇴진 집회에 참여한 청년들 사이에서 불리며 외신 등으로부터 주목받은 바 있다.
정 위원장은 "수사권이 어디에 있느니, 영장을 중복 신청해 영장 발부를 못했다는 얘기를 하고 있으면 되겠나"라며 "대한민국 청년들의 미래를 꺾지 말라. 윤석열을 즉각 체포하고 구속해 감옥으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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