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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씨야서 숨진 북한군 손편지 "그리운 조선, 어머니 품 떠나"

2024-12-25 15:44

전우에게 전하는 편지…"로씨야땅에서 생일 축하 인사드려"
크리스마스 전해진 소식에 네티즌 "다음 생에는 행복하길"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사한 북한군 병사가 품고 있었던 손편지 <페이스북 캡처>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됐다가 사살된 북한군 병사가 품고 있었던 손편지가 공개됐다.

우크라이나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는 24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사망한 북한군 병사에게서 발견된 손편지 일부와 신분증 등을 공개했다.

꼬깃꼬깃하게 접힌 편지에는 "그리운 조선, 정다운 아버지 어머니의 품을 떠나 여기 로씨야 땅에서 생일을 맞는 저의 가장 친근한 전우 동지인 송지명 동무가 건강하길 진정으로 바라며 생일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라는 글이 써있었다.

편지에 적힌 날짜는 이달 9일이었다. 사망한 병사가 써놓고 전달하지 못한 편지이거나 초고인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병사가 지닌 여권에 적힌 이름이 '정경홍'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이건 노획한 공책의 항목 중 해독된 일부"라며 "다른 항목의 번역이 진행 중이고 더 많은 내용이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마스에 한국에 전해진 소식에 네티즌들은 "정경홍씨 다음 생이 있다면 부디 죽음 위협 없이 행복으로 충만한 삶을 사시기 바란다", "여기서 태어났다면 친구와 케이크 먹으러 다니는 어린 청년이었을텐데"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3일 엑스에 올린 글을 통해 지금까지 북한군 사상자가 3천명 가까이 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 북한군 사상자 규모가 1천100명 수준으로, 북한이 병력 보강 또는 교대 목적으로 새 부대를 파병하고 드론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24일 AFP통신에 북한군이 아직까지는 전투에 큰 영향을 주고 있지 않다며 "원시적이고, 솔직히 말하면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가까운 전술을 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경험을 통해) 배우고 있다. 적을 과소평가할 수는 없다"고 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