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곤 대구시의사회 홍보이사·율하연합가정의학과 원장 |
요즘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지난해 12월부터 독감 환자가 폭증하고 덩달아 단순 감기환자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진료현장에서 환자분들을 직접 대면하는 입장에서는 이러다 코로나도 유행하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드는데 아직까지 독감, 코로나 접종을 놓치고 계신 분들은 지금이라도 접종을 챙기시길 권유드립니다. 감기·독감·코로나 등 호흡기감염병의 가장 흔한 증상은 뭐니 뭐니 해도 기침입니다. 흔하고 익숙해서 별것 아닌 증상 같지만 기침이 심할 때는 그 괴로움이 상당한데 간혹 기침을 하다가 늑골골절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추운 날 가래, 콧물, 몸살, 발열 등을 동반한 기침은 대부분 호흡기감염으로 인한 기침입니다. 하지만 충분한 기간 동안 약을 복용해도 낫지 않고 다른 증상은 좋아졌는데 기침만 지속된다면 호흡기 질환이 아닌 다른 가능성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역류성식도염은 만성기침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성인의 약 10% 정도가 앓고 있는 굉장히 흔한 질환입니다. 특정 약물이나 기름진 음식, 커피, 술 등으로 역류를 막아주는 하부식도괄약근의 압력이 줄어들거나 과식, 스트레스, 식후 바로 눕는 습관 등으로 위 안의 내용물이 늘거나 역류하기 쉬운 상황이 생길 때 혹은 꽉 끼는 옷을 입거나 비만, 임신 등으로 복압이 증가하는 것 등이 원인입니다.
역류성식도염의 증상은 가슴 중앙에서 느껴지는 타는 듯한 통증, 위산이 식도로 올라오는 신트림 및 그로 인해 느껴지는 속 쓰림, 음성변화, 목에 가래나 이물질이 걸려있는 듯한 이물감, 만성적인 마른기침 등이 있습니다. 누워있는 자세에서 역류가 일어나기 쉽기에 자기전이나 취침 중 속 쓰림, 목의 이물감, 기침이 더 심해진다면 역류성식도염일 가능성이 더 높겠습니다. 내시경, 식도내압검사, 24시간 보행성 산도측정 검사 등으로 진단할 수 있는데 식도 역류 질환의 50% 정도가 내시경에서 식도염이 관찰되고 24시간 보행성 산도측정 검사가 가장 정확한 검사입니다.
치료는 위산분비를 억제하는 양성자 펌프 억제제를 복용하는데 대개 1~2주일 내로 증상이 좋아지지만 투약을 중단하면 6개월 내에 약 80% 정도가 재발하므로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도 많아 예방 및 재발방지를 위한 생활습관이 중요합니다.
생활습관 중 식사할 때 주의할 점으로는 규칙적인 식사, 식사 시 국물과 음료 등의 과다한 수분 섭취 금지, 매운 음식 같은 자극적인 음식 금지, 식사량을 줄이고 원래 먹던 끼니보다 1끼 정도 늘여서 조금씩 여러 번 나눠 먹기 등이 있습니다. 일정한 시간에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면 위장에서 위산이 과다분비되는 걸 막을 수 있고, 매운 음식 등 자극적인 음식은 위산을 많이 나오게 하기 때문입니다. 식사 시 물·국물 등을 많이 섭취하거나 한 번에 많은 양의 식사를 하면 위장 안의 내용물이 늘어나게 되어 역류가 쉽게 일어 날 수 있습니다. 또한 기름진 음식, 카페인 음료, 탄산음료, 술, 담배 섭취는 식도역류를 악화시킬 수 있기에 피해야 합니다.
식사시간 외 주의사항으로는 누운 자세에서 역류가 잘 일어나기에 식사 후 2시간 이내에 눕지 않도록 하고 배가 눌리는 엎드려 자는 자세를 피해야 합니다. 음식물이 위에 남아 있을 때 복압이 증가하면 역류할 수 있으므로 식사 후 30분 안에는 운동을 피하고 평소 조이는 옷은 입지 않는 것이 도움됩니다.
호흡기 질환이 많은 겨울철이지만 기침이 낫지 않고 오래 지속된다면 역류성식도염의 가능성을 생각해보고 진료 받아 보시길 권유 드립니다.김창곤 대구시의사회 홍보이사·율하연합가정의학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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