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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세상] 밖에서 보는 대구의 가치 '김광석 길'

2025-01-24

金 음악적 유산 담긴 담벼락길
대구만의 골목문화와 합쳐져
전통과 현대 잇는 공감의 공간
가치 다시 새기는 길 시작해야
글로벌 문화도시 향한 출발점

[경제와 세상] 밖에서 보는 대구의 가치 김광석 길
김세현 기술보증기금 대경본부장

가까이서 봐야 잘 보인다. 반면 가까이 있어 보지 못하는 것들도 있다. 대구 밖에서 보는 대구의 가치를 말한다면 그 첫 자리는 '김광석다시그리기길(김광석 길)'에 주고 싶다.

대구는 전통과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라 말한다. 그 공존에 의미를 더하는 것이 김광석길이다.

지난 1월6일은 서른에 '서른 즈음에'를 노래하고 요절한 김광석의 29주기다. 김광석은 1964년 대구에서 태어나 대한민국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대표적 포크송 가수다. 그의 음악은 사랑, 이별, 희망, 그리고 시대의 아픔을 담아내며 대중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33세라는 짧은 생애 동안 무려 100곡이 넘는 노래를 남기며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특히 '서른 즈음에'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이등병의 편지' 같은 명곡들은 세대를 넘나드는 감동을 전한다. 그의 음악은 단순히 즐거움을 넘어, 당시 한국 사회의 정서와 개인의 내면을 아우르는 깊이를 보여준다. 그 중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은 류근 시인의 시로 음악과 문학을 예술적으로 결합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김광석 길은 그의 음악적 유산과 대구의 골목 문화가 합쳐져 전통과 현대를 잇는 상징적 공간이다. 오래전 경상감영의 성벽은 허물어져 민가의 담벼락이 되었다. 담벼락은 길이 되고 민중의 삶이 되어 골목으로 남는다. 대구 대봉동 골목어귀에서 김광석이 태어났고, 그 골목의 먼지와 바람을 가슴에 담아 명곡들이 태어날 수 있었다. 이제 그 골목은 길이 되어 그의 노래와 함께 살아 숨 쉬는 불멸의 공간이 되었다.

이 길은 경제적, 문화적으로도 대구에 큰 활력을 불어넣었다. 2018년 연간 14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며 대구의 주요 관광지로 성장했다. 우리는 지금 돈이 주인이 된 세상을 살고 있다. 하여 김광석 길의 경제적 가치를 묻곤 한다. 길이 만든 방천시장과 주변 상권 활성화와 부동산 가치 상승은 김광석길의 경제적 효과가 분명하지만 단순히 경제적 가치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김광석 길이 진정한 가치를 발휘하려면 대구의 정체성을 재발견하고 공유하는 문화적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김광석 길은 단순한 관광지 수준을 넘는다. 대구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김광석의 음악적 유산이 녹아든 공감의 공간이다. 김광석 길의 존재 가치는 공감 속 지속 가능성이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여 공감의 폭을 확장해야 한다. 돈이 아닌 다른 셈법이 필요하다. 그 셈법은 김광석 길에 대한 가치를 다시 새기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함께 만들어 온 문화 콘텐츠를 사유하고 독점하면 공감의 단절과 외면만이 남는다. 김광석의 음악은 보편적인 감성을 지니고 있어 국제적으로도 매력적인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새로운 콘텐츠를 더하여 지역 주민과 방문객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지속 가능한 풍성한 문화공간으로 완성해 가야 한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문화의 결집은 대구의 심장이다. 김광석 길은 대구가 하나의 도시를 넘어 '글로벌 문화도시 대구'가 되게 할 출발점이다.

가까이 있어 느끼지 못하는 김광석 길의 가치를 가꾸는 일은 대구와 김광석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남겨진 과제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대구가 가진 축적의 힘이 필요한 때다.
김세현 기술보증기금 대경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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