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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골 닳은 퇴행성으로 오인…지체하면 관절변형 진행

2025-02-18

[전문의에게 듣는다] 류마티스 관절염

연골 닳은 퇴행성으로 오인…지체하면 관절변형 진행
〈게티이미지뱅크〉 그래픽=장윤아기자
연골 닳은 퇴행성으로 오인…지체하면 관절변형 진행
이태한 곽병원 5내과 과장

지난해 10월27일, 81세 여성 환자가 당뇨약 처방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 손목과 발목의 부종과 통증이 심해져 정형외과를 먼저 방문한 상태였다. 혈액 검사 결과, 류마티스 인자(RF)와 항 CCP 항체 수치가 상승했다. 염증 수치(ESR, CRP) 또한 정상보다 10배 이상 높았다. 결국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진단됐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초기 증상이 퇴행성 관절염과 유사해 혼동되기 쉽다. 환자 상당수가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관절 통증으로 여겨 병원 방문을 미룬다. 하지만 조기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면 관절 변형이 진행돼 되돌릴 수 없는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여성이 남성比 3배…50·60대 많이 발생 미열 동반하기도
아침에 통증 심하고 퇴행성과 달리 활동할수록 호전 경향
유전적 요인 강하게 작용…면역체계 조절·염증 억제 치료


◆류마티스 내과

류마티스 관절염의 어원은 '흐르는 물질'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류마(Rheuma)'에서 유래했다. 관절 질환을 통칭하는 류마티즘(Rheumatism)에서 류마티스 관절염이 따로 분류됐다. 주로 자가면역 반응이 원인이다. 류마티스 내과에서는 류마티스 관절염 외에도 통풍, 루푸스, 쇼그렌증후군, 전신경화증, 염증성 근염, 혈관염 등 다양한 자가면역 질환을 다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는 전체 인구의 0.5~1%를 차지한다.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3배 많다. 30~40대에서도 흔하지만 50~6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류마티스 관절염 vs 퇴행성 관절염

류마티스 관절염은 주로 손가락, 발가락, 손목 등 작은 관절에서 시작돼 통증과 뻣뻣함을 유발한다. 아침에 증상이 특히 심하다. 여러 관절에서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피로감, 미열, 체중 감소 등 전신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반면, 퇴행성 관절염은 연골이 닳거나 찢어지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주로 무릎과 허리 등 체중 부하가 많은 관절에서 비대칭적으로 통증이 나타난다. 손가락 관절의 경우, 사용이 많은 부위에서 통증이 심해진다. 움직일수록 증상이 악화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아침에 통증이 심하고 활동하면서 호전되는 경향이 있다. 반면, 퇴행성 관절염은 움직일수록 증상이 악화된다. 이러한 차이를 인지하면 조기 진단에 도움이 된다.

◆원인과 진단

류마티스 관절염은 면역 체계 이상이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유전적 요인이 강하게 작용한다. 환자의 형제는 발병 위험이 2~4배, 일란성 쌍둥이는 8배 높다. 흡연, 감염, 호르몬 변화, 영양 상태 등의 환경적 요인도 영향을 미친다. 조기 진단을 위해서는 혈액 검사와 영상 검사를 병행해야 한다. 자가항체 검사는 류마티스 관절염을 의심할 때 가장 먼저 시행하는 검사다. 혈액 속에서 류마티스 인자(RF)와 항 CCP 항체의 수치를 확인한다. 특히 항 CCP 항체 검사는 특이도가 90% 이상으로 류마티스 관절염을 감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류마티스 인자는 민감도가 낮아(50~80%) 단독으로 진단 기준이 되기는 어렵다. 염증 반응 검사는 질병 활성도를 평가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적혈구 침강 속도(ESR)와 C-반응 단백(CRP) 수치를 확인해 염증이 활성화된 정도를 평가한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ESR와 CRP 수치가 정상보다 크게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관절 영상 검사는 관절 손상 여부를 직접 확인하는 과정이다. X-선 검사는 초기 단계에서는 이상 소견이 뚜렷하지 않을 수 있지만, 질환이 진행되면 뼈의 침식이나 관절 간격이 좁아지는 특징이 나타난다. 초음파 검사는 활막염 여부를 판단하는 데 유용하다. MRI 검사는 초기 관절 손상을 정밀하게 평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치료와 관리

류마티스 관절염은 만성 질환으로, 증상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특징이 있다.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관절 손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는 면역 체계를 조절하고 염증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의료계에 따르면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에는 △면역 조절제 △소염제 △생물학적 제제가 주로 사용된다. 면역 조절제는 몸의 면역 체계가 정상 조직을 공격하는 것을 막아 관절 손상을 줄인다. 일반적으로 치료 초기부터 사용되며, 장기적으로 질병 진행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소염제는 염증과 통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그러나 질병 자체를 멈추지는 못해 면역 조절제와 병행 투여되는 경우가 많다. 통증 완화를 위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가 가장 흔히 사용된다. 생물학적 제제는 최신 치료제로, 기존 치료법에 반응이 부족한 환자들에게 효과적이다. 특정 면역 반응을 억제해 관절염 진행을 막고 증상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생활 관리

류마티스 관절염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생활 습관 개선이 필수다. 환자들은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관절을 보호해야 한다. 걷기, 수영, 가벼운 체조 등의 저강도 운동이 추천된다. 체중 조절 역시 중요하다. 체중이 증가하면 관절에 부담이 커져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기적인 병원 방문을 통해 증상 변화를 체크하고 치료 방향을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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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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